최흥식 금감원장, '금융지주 회장 연임 관행 질타' 다음날 회장들과 회동

금감원 "지배구조 얘기 없었다" 일축…업계 회동 배경 놓고 '논란가열'

▲최흥식(가운데) 금융감독원장이 13일 오전 서울 마포구 서울가든호텔에서 열린 언론사 경제ㆍ금융부장 초청 조찬 간담회에서 발언을 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최흥식 금융감독원장이 14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주요 금융지주회사 회장들과 조찬 회동을 가져 금융권의 관심을 끌고 있다. 전날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들을 초청한 조찬 간담회에서 ‘금융지주 셀프연임’ 성토한 터라, 이날 회동 배경을 놓고 여러 뒷말이 나오고 있다.

최 원장은 이날 오전 여의도 63빌딩에서 윤종규 KB금융지주 회장, 조용병 신한금융지주 회장, 김정태 하나금융지주 회장, 김용환 농협금융지주 회장과 약 1시간 동안 조찬을 함께 했다.

이날 회동에서 금융지주사 회장들의 연임이나 금융회사 지배구조 문제가 거론되지 않았겠냐는 추측이 일고 있다. 그러나 참석자들은 해외 영업이나 가상화폐 문제 등이 주로 거론됐으면,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최대한 말을 아낀 것으로 알려졌다.

금감원 측은 이날 회동은 분기마다 한 차례씩 '소통'의 차원에서 진행되는 정례적으로 모임이었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업계에서는 최 원장이 금융회사 지배구조와 관련해 개선 의지를 내비친 터라 , 그 배경에 높은 관심을 보이고 있다. 시각에 따라서는 이번 회동이 강도 높은 압박용 작용될 수 있다는 부분석이다.

최 원장은 13일 언론사 경제·금융부장들과 가진 조찬 간담회에서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CEO 승계 프로그램을 규범화해야 하지만 충실히 이행되지 않고 있다는 점을 발견했다"며 "추후에 개선할 것이며, 현재 검사 준비 중에 있다"고 밝혔다.

최 원장은 "전반적으로 (금융지주회사) 회장 후보를 추천하는 데 있어 불합리하고 불공정한 점이 있었다"며 "내·외부에서 회장 후보군을 구성하는 데에 경영진이 과도하게 영향을 미치고 있었고 CEO 승계 프로그램도 형식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은 경영진이 주로 (사외이사를) 평가해 경영진의 입맛에 따라 평가하게 된다"며 "사외이사 중심으로 평가(사외이사들이 사외이사를 평가)하고 견제할 수 있어야 좀 더 경영진과 주주들을 대변할 수 있는 여건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같은 발언은 일부 금융회사 최고경영자들이 장기 집권을 위해 경쟁자를 없애고 소위 '셀프 연임'을 하려 한다고 지적한 최종구 금융위원장의 최근 발언과 맥을 같이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