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 헌법개정특별위원회(개헌특위)는 4일 오후 국회 예결위회의장에서 정당·선거 분야에 대한 집중 토론을 벌인다. 선거제도 개편 방향이 주 쟁점이다. 현재 지역구별로 의원 1명을 뽑는 소선거구제의 폐해가 끊임없이 지적되면서 중대선거구제로의 개편,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의 대안이 제시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 국민의당 등에선 상대적으로 우호적이지만 한국당은 대안 모두에 부정적인 것으로 알려져 정치권에서부터 진통이 예상된다.
개헌특위는 오는 6일엔 개헌의 또 다른 핵심의제인 정부의 권력구조에 관한 집중토론을 이어간다.
민주당에선 '4년 중임제'를 선호하는 분위기가 감지되지만, 한국당은 ‘이원 집정부제’에 보다 무게를 두는 듯한 양상이다. 국민의당의 경우 ‘제왕적 대통령제 폐기’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다만 어느 당에서도 당론을 정하지 못해, 선거제 개편과 함께 정치권의 합의안 도출에 난항을 꺾을 것이란 전망이다.
국회 한 관계자는 “특히 권력구조 개편에 여야, 이해당사자들이 합의안을 도출하긴 어려울 것”이라면서 “알맹이인 권력구조 개편을 빼고 헌법을 고칠 수도 없어 내년 6월 개헌 투표는 결국 힘들지 않겠느냐”고 부정적 관측을 내놨다.
한국당의 경우, 개헌을 위한 국민투표 시점 자체에도 여권과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어 시점부터 합의를 이뤄야 한다. 문재인 대통령은 내년 지방선거 때 개헌 국민투표를 함께해야 한다는 입장을 국회에 전달했지만, 제1야당인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부터 반대 입장을 공식화했기 때문이다.
지방선거 역시 개헌을 위한 정치권 논의의 걸림돌로 작용할 공산이 크다. 여야 모두 지방선거 후보 선출부터 선거운동, 선거까지 사활을 걸어야 한다. 개헌 논의가 후순위로 밀릴 가능성이 크다는 얘기다.
개헌 발의와 처리까지 걸리는 적잖은 시간도 무시할 수 없다.
개헌안 발의를 위해선 국회 재적의원 과반, 즉 150명 이상이 동의해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대통령 발의도 가능하다. 국회는 헌법 개정안이 공고된 날로부터 60일 이내에 의결해야 하며, 국회 의결은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 즉 200명 이상의 찬성을 얻어야 한다. 또 헌법 개정안은 국회가 의결한 후 30일 이내에 국민투표에 부쳐 국회의원 선거권자 과반수의 투표와 투표자 과반수의 찬성을 얻어야 효력을 갖게 된다.
국회에서 여야 의원들이 개헌안 발의안을 내지 못하면 문 대통령이 직접 발의할 수 있단 전망도 나온다. 국회의원들이 머리를 맞대든, 문 대통령이 나서든 6.13 지방선거에 맞추려면 시간이 많이 남지 않았다.
홍석빈 우석대 행정학 초빙교수는 “각 당이 개헌 이후 권력구조에 대해서 동상이몽 상태라 동력이 많이 약화돼가고 있다”며 “예산국회에서 여야 협력, 협상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개헌논의에 있어서도 여야 협상이 제대로 이뤄질 가능성이 낮다. 지방선거 때 국민투표에 부칠 수 있을지 불투명한 이유”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