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겨울 들어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AI)가 빠르게 번질 수 있다는 우려를 낳고 있다. 전북 고창 육용오리에 이어 순천만 철새 분변에서도 H5N6형 바이러스가 발견돼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은 상황이다.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에 대비해 강원도 지역 소규모 농가 가금류에 대한 수매도태를 단행한다.
김영록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20일 정부세종청사에서 브리핑을 통해 “환경부 검사 결과 순천만 철새에서 H5N6형 AI가 확인됐다”며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박봉균 농림축산검역본부장은 “환경부 최종검사 결과는 1~2일 더 걸릴 것”이라며 “전례를 비춰봤을 때 고병원성일 가능성이 매우 높다”고 부연했다.
방역당국은 이번에 국내에서 발생한 H5N6형 AI가 앞서 이달 초 일본 시마네현 혹고니 폐사체에서 확인된 바이러스가 유입된 것은 아니라고 보고 있다. 혹고니 이동경로가 우리나라를 거쳐 가지는 않는다는 설명이다.
참프레에서 위탁을 받아 오리를 사육하는 고창 농가는 폐쇄회로(CC)TV를 설치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정부는 고창 농가가 소속된 계열화사업자 참프레에 대한 법적 조치를 검토할 방침이다.
김 장관은 “해당 농장은 축사시설이 노후화돼 비닐이 찢겨져 있고, 야생조류 분변이 축사 지붕에서 다수 확인됐다”며 “참프레에 대해 어떤 조치를 강구할지 법적 검토를 면밀히 하겠다”고 전했다.
농식품부 역학조사 결과 고창 농장을 출입한 사료차량은 2대가 확인됐다. 해당 차량은 고창군과 정읍시에 소재한 농장 10개소, 군산의 사료공장 1개소와 김제, 고창의 전통시장을 거쳐 간 것으로 파악됐다.
10개 농장 중 9개 농장은 항원검사 결과 음성으로 판정됐다. 나머지 1개 농장은 빈축사다.
박 본부장은 “발생 농장 근처에 오리농장 빈축사 4곳이 있는데 그 중 한 곳을 지나간 것”이라며 “과거 AI가 발생한 곳들로 현재는 빈축사이기 때문에 바이러스 전이 가능성은 낮다”고 설명했다.
정부는 평창 동계올림픽까지 AI가 창궐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해 강원도 지역 소규모 농가 가금류에 대한 수매도태를 진행하고 있다. 강원도는 자체적으로 평창과 정선, 강릉 등 지역의 가금류 100수 미만을 사육하는 250개 농가, 3500수를 이달까지 수매도태할 예정이다. 현재 강원도가 78% 수매도태를 완료했다고 방역당국은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