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2 대책 이후에도 서울 중구의 부동산 시장은 더욱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직주근접(職住近接, 직장과 집이 가깝다는 의미)’ 입지임에도 저평가됐단 인식과 투기지역 선정에서 빠져 규제가 덜한 부분이 수요로 이어진다는 분석이다.
17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신당동 현대아파트는 139㎡(3층)가 지난달 19일 6억 원에 팔렸다. 넉 달 만에 5000만 원 웃돈이 붙었다. 9월 신당동 약수하이츠는 84㎡(20층)가 두 달 전보다 1억2500만 원 오른 7억1500만 원에 거래되기도 했다.
실제 중구는 8·2 대책 이후 오히려 상승세다. 국토연구원에 따르면 중구는 3월부터 10월까지 7개월째 주택매매시장 심리지수가 135 이상으로 나타났다. 9월 서울에서 중구와 강남구, 서초구만 이 수치를 넘겼다. 지수가 100 이상이면 설문 조사에서 전월보다 가격 상승 및 거래 증가 응답이 많았다는 뜻이다.
대책 이후 서울에서 순이동(전입-전출)이 가장 많은 지역도 중구다. 서울은 8~9월 전출 인구가 전입을 2만여 명 앞지른 가운데 중구는 순이동 인구가 같은 시기 1368명으로 집계됐다. 중구도 이전까지 전출이 더 많았으나 대책 이후 전입이 역전했다.
아파트 가격도 8·2 대책 이후 상승폭이 커졌다. KB국민은행에 따르면 중구의 대책 이후(11월 6일~7월 31일) 아파트 매매가격 상승률은 1.47%로 대책 이전(7월 31일~4월 24일)인 1.12%보다 0.35%p 늘었다. 서울에선 강북구(0.09%p)를 제외하면 상승폭이 모두 줄어드는 상황이었다.
중구의 대책 이후 수요 증가는 직주근접의 매력과 주변보다 덜한 규제로 설명된다. 신당동의 한 중개업자는 “신촌, 을지로, 동대문 같은 도심으로 교통 이용이 수월한데 가격은 낮은 편이라 직장인이 많이 찾는다”며 “규제는 적고 전세율은 높은데 집값 상승 기대감도 커서 ‘갭투자’가 많다”고 귀띔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