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호그룹이 금호타이어와 결별하기 위한 작업에 착수했다. 채권단도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에서 금호타이어를 분리하려 하고 있다. 이에 따라 올해 말 금호아아시아나에서 금호타이어가 계열 분리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우선매수권 공식 포기부터 계열분리까지= 3일 산업은행에 따르면 채권단은 박삼구 회장에게 금호타이어 우선매수청구권 포기 확인서제출을 공식 요청했다.
산은 관계자는 "박 회장이 아직 확인서를 공식 제출하지는 않았으나 큰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금호그룹 관계자 역시 "금호아시아나그룹이 우선매수청구권을 포기한다는 기존 입장에 변화가 없다"고 말했다.
채권단은 박 회장의 우선매수청구권 포기를 공식화하면서 금호타이어를 금호아시아나에서 떼내는 계열 분리 절차에도 착수할 예정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타이어의 지분관계가 없는 만큼 계열분리는 당연하다는 것이 채권단의 입장이다.
실제 금호타이어의 최대주주는 우리은행(14.15%) 산업은행(13.51%) KB국민은행(4.16%) 수출입은행(3.13%) 등으로 구성된 주주협의회다. 나머지 지분은 국민연금(10.79%)과 소액주주(47.20%)가 보유하고 있다.
아직 김종호 신임 회장이 대표이사로 공식 선임되지 않은 만큼 계열분리 작업이 본격 진행되는 시점은 김 신임 대표가 확정되는 다음달 1일 금호타이어 임시 주주총회이 될 것이란 전망이다.
금호타이어 자체적으로도 금호아시아나그룹과의 이별을 준비하고 있다. 금호타이어는 현재 금호그룹 본사를 임대해 사용하고 있는데 임대 계약 기간이 내년 말까지 임에도 불구하고 계약 만료 전에 이전을 추진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금호타이어는 그룹 측과 사전 협의에도 나서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아시아나, 내부 단속 시급…'금타' 포기 않을 것이란 관측도= 금호타이어를 내려놓은 박 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내부안정에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현재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재무상황은 전반적으로 좋지 않은 상황이다.
특히 금호타이어 매각 과정에서 금융권과 금호아시아나그룹의 관계가 악화되자 이같은 불안한 재무상황이 그룹 전반을 위협할 수 있는 리스크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이에 그룹 측은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을 합병을 추진, 수익성과 재무안정성을 보강하는 등 내부 단속에 나서고 있는 모습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각에서는 박 회장이 ‘금호아시아나그룹 재건’의 마지막 퍼즐인 금호타이어 인수를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보고 있다. 오히려 박 회장이 금호홀딩스와 금호고속 합병 등을 통해 그룹 지배구조 정리에 나서며 전열을 가다듬고 있다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금호타이어 인수와 관련, 장기전에 대비하고 있다는 것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금호타이어 인수를 무리하게 추진하면 그룹 전체에 악영향을 줄 수 있어 한발 물러선 것으로 보인다"며 "금호타이어 경영정상화 이후 매각 재개에 나설 경우 박 회장이 다시 움직일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