빗썸 등 가상화폐 거래소들, 수십억 고객 자산 미지급 논란

입력 2017-09-15 09:41 수정 2017-09-15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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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거래소가 고객들이 지급받아야 할 자산에 대해 조치를 취하지 않아 논란이 일고 있다. 수십억 원어치의 가상화폐가 원래 소유자에게 돌아가지 않는 것이다.

15일 빗썸·코빗·코인원 등 국내 주요 가상화폐 거래소는 이더리움 보유 고객에게 신규 가상화폐 오미세고(OmiseGO)의 지급을 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오미세고는 이더리움 블록체인을 기반으로 개발 중인 지불, 송금, 결제, 로열티 플랫폼을 목표로 개발중인 가상화폐다. 공개 초기 이더리움 기반 가상화폐 중 처음으로 10억달러(1조1360억 원)를 넘은 코인이다.

오미세고를 개발한 운영 재단측은 신규 가상화폐로 출시에 앞서 코인 활성화를 위한 마케팅 일환으로 이더리움 보유자에게 보유량의 7.5%에 해당하는 코인을 지급했다.

지난 7월 7일 기준으로 100개의 이더리움을 보유하고 있다면 7.5개의 오미세고 코인을 받을 수 있는 셈이다.

이더리움은 소유자의 지갑주소(계정)와 개인키(암호)를 통해 관리된다. 오미세고 재단은 이더리움이 보관된 지갑주소와 오미세고를 지갑주소를 연결시켜 이더리움 지갑 개인키 통해 지급된 오미세고를 획득할 수 있다.

전문가들은 거래소가 오미세고 재단으로부터 이더보유량 만큼 오미세고를 받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받은 오미세고를 처리하는 데 까다로운 작업이 필요하다고 했다.

한 가상화폐 기술자는 "거래소가 고객 지급분을 빼돌리기 위해 지급하지 않는 것이라고 보다 기술적으로 처리 과정이 쉽지 않기 때문에 지급 결정을 보류하고 있을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가상화폐 통계사이트 코인마켓캡에 따르면 현재 오미세고 가치는 세계 평균 8.55달러(9712원·15일 오전 기준) 이다.

국내 거래소에 보관 중인 이더리움 보유량은 수백만 이더 이상으로 알려졌다. 거래소가 지급하지 않은 이더량을 계산하면 미지급 오미세고는 수십억 원 어치로 추정되고 있다.

코빗과 코인원 측은 고객들에게 "오미세고 지급에 관해 논의한 적이 없다"며 "고객에게 오미세고를 지급할 계획이 없다"고 답변했다.

빗썸은 "오미세고 지급에 대해 내부적으로 논의된 바가 없다"고 밝혔다.

현재 가상화폐 커뮤니티에선 거래소의 오미세고 미지급에 대한 불만이 증가하고 있다. 거래소에 보관했다고 해서 지급 받을 권리가 사라지지 않기 때문이다.

현행 법에서는 거래소의 미지급 정책을 제어할 수 있는 법적 수단도 없어, 거래소가 마음대로 고객 자산을 빼돌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다.

일각에선 거래소가 보유한 고객의 가상화폐 자산이 제대로 관리되지 않아 일어난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고객에게 얼마를 지급해야할 지 집계조차 못하고 있는 것 아니냐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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