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DB산업은행과 수출입은행 등 국책금융기관의 수장이 바뀌면서 금호타이어와 성동조선해양의 법정관리 여부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이들 회사는 채권단의 신규자금 투입 없이는 존속할 수 없다. 국책은행 새 수장들의 결정이 곧 새 정부 정책방향이 될 수 있다는 뜻이다.
11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이동걸 산은 회장 내정자, 은성수 수출입은행장 내정자는 이르면 이날 첫 출근을 할 예정이다. 문재인 대통령은 아직 이들의 임명을 재가하지 않았다. 그러나 별다른 변수가 없어 재가는 금명간 이뤄질 전망이다.
이 내정자는 산은 출근 직후 금호타이어 처리 방안을 해결해야 한다.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은 12일 금호타이어를 살릴 자구안을 채권단에 제출한다. 채권단은 박 회장이 제출할 자구안에 기대를 걸지 않고 있다. 투자자 모집 통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대우건설 지분 처분 등 이미 노출된 안이 대부분이기 때문이다. 또 이들 안 중 중국공장 매각은 현실성이 떨어지는 것으로 채권단은 보고 있다.
이 때문에 결국 금호타이어 생사 결정권은 이 내정자가 쥐게 됐다. 이 회사의 단기 차입금(1년 이내 만기)은 올해 상반기 말 기준 1조6601억 원에 달한다. 국내 차입금은 채권단 결의를 통해 만기를 연장할 수 있지만 중국 금융기관 채권은 신규 자금 투입을 통해 갚아야 한다. 이 내정자는 수천 억 원의 자금 투입을 위한 채권기관 동의를 얻어낼 지, 아니면 P플랜(회생형 단기 법정관리)을 선택할 지에 대한 갈림길에 놓인 것이다.
채권단 고위 관계자는 “우리은행 등 다른 금융기관은 금호타이어의 법정관리에 부정적”이라며 “매각이 실패한 산은이 책임을 더 져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성수 내정자는 성동조선해양의 처리 방안을 마주한다. 올해 7월 시작된 성동조선 실사는 조만간 마무리될 예정이다. 성동조선은 올해 10월 건조 중인 선박을 모두 인도할 예정이다. 이후 내년까지 도크가 비게 된다. 이 회사는 올해는 신규자금 투입 없이 버틸 수 있지만 내년에는 채권단의 자금 지원이 필요한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실사 결과가 부정적으로 나와도 은 내정자가 자금 지원에 나설지 주목되는 이유다. 성동조선은 지난해 말 기준 총부채가 총자산보다 1조4247억 원 많은 자본잠식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