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달러 환율이 1140원을 돌파하며 한달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북·미간 대립에 따른 지정학적 리스크를 이틀째 반영하는 분위기다.
장중엔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고 코스피가 1% 넘게 급락하자 원·달러가 급격히 오르기도 했다. 수입업체 결제수요(달러매수)도 있었다. 이후 주식시장이 낙폭을 줄인데다 수출업체 네고(달러매도) 물량과 외환당국의 미세조정이 이어지면서 상승폭을 줄였다.
외환시장 참여자들 사이에서는 다소 엇갈리는 모습을 연출했다. 지정학적 리스크를 어느정도 반영한 만큼 안정화할 수 있다고 보는 의견이 있었던 반면 전고점인 1157원선까지는 오를 수 있다고 보는 견해도 나왔다.
전날에도 원·달러는 10.1원 오른 바 있다. 이는 지난 4월14일 10.3원 상승 이후 4개월만에 가장 큰 폭의 오름세였다.
역외환율은 상승했다. 차액결제선물환(NDF)시장에서 원·달러 1개월물은 1138.8/1139.1원에 최종 호가돼 전장 현물환 종가(1135.2원) 보다 4.05원 올랐다.
주식시장에서 코스피는 사흘째 하락했다. 8.92포인트(0.38%) 하락한 2359.47을 기록했다. 외국인도 코스피시장에서 2858억2100만원어치를 매도했다.
은행권의 한 외환딜러는 “북한 관련 이슈가 장을 지배하고 있다. 다만 코스피가 장중 1% 가까이 하락하다 반등한 모습이어서 원·달러도 장중 고점대비 하락하며 끝났다”며 “1140원대에서는 수급적으로 수출업체 네고가 활발했다”고 전했다.
그는 또 “2영업일간 북한 이슈를 반영했다. 외국인이 주식시장에서는 매도세를 보였지만 채권시장 쪽에서는 안정적인 모습을 보였다”며 “오늘밤 미국장을 봐야겠지만 어느 정도 안정을 찾을 수 있는 장이 될 듯 하다”고 예측했다.
민경원 NH선물 연구원은 “지정학적 우려로 원·달러가 상승압력을 받았다. 장중 한때 1140원을 앞두고 눈치싸움이 있기도 했지만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도세가 집중되면서 급락하자 원·달러도 빠르게 상승했다. 이때 수입업체 결제수요도 빠르게 유입됐다. 이후 기관과 연기금, 정부가 주식을 순매수하면서 낙폭을 회복했고, 1145원선에서 정부의 미세조정도 나와 원·달러도 그 영향에 상승폭을 줄였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1150원에 의미부여를 하고 있지만 과거 한번씩 뚫리기도 했었다. 다만 1160원은 견고한 수준이다. 전고점인 1157원까지는 확인할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오후 3시52분 현재 달러·엔은 0.13엔 하락한 109.96엔을, 유로·달러는 0.0005달러 내린 1.1733달러를 기록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