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태원(57) SK그룹 회장이 아내 노소영(56) 아트센터 나비 관장을 상대로 이혼 조정을 신청했다. 하지만 노 관장이 이혼을 원하지 않는다는 의사를 재차 밝힌 만큼 소송으로 갈 가능성이 크다.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최 회장은 지난 19일 서울가정법원에 이혼 조정 신청을 냈다. 사건은 가사12단독 이은정 판사가 맡았다.
아직 첫 조정기일은 잡히지 않았다. 법원은 가사조사를 실시하거나 조사 없이 기일을 정한다. 조정 당일에는 원칙적으로 당사자가 참석해야 한다.
노 관장은 '이혼 불가' 입장을 고수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때문에 조정이 결렬돼 정식 재판으로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이때 불륜 책임이 있는 최 회장이 소송을 낼 수 있는지가 주요 쟁점이다. 우리 법원은 이혼 소송에서 '유책주의'를 택하고 있다. 혼인 관계를 망가트린 유책 배우자는 이혼을 청구할 수 없다는 것이다. 다만 최근 법원은 결혼 생활을 정상적으로 돌이킬 수 없다면 유책 배우자도 가족에게 책임을 다한다는 전제 하에 이혼을 허용하고 있다.
소송이 진행되면 재산분할도 쟁점으로 떠오를 전망이다. 최 회장은 유가증권 형태의 SK 지분 23.4% 등 4조 원대 재산을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혼 시 노 관장은 결혼 이후 함께 축적한 공동 재산에 대해 분할을 요구할 수 있다. SK그룹 성장에 노태우 전 대통령 딸인 노 관장의 역할을 무시할 수 없다는 게 업계의 일반적인 시각이다. 재산 형성 기여도를 얼마나 인정받느냐에 따라 노 관장이 그룹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도 있다.
최 회장은 2015년 12월 세계일보에 보낸 편지에서 다른 여성과의 사이에서 아이가 있다고 고백하며 노 관장과 이혼하겠다고 밝혔다. 당시 최 회장은 "성격 차이 때문에, 그리고 그것을 현명하게 극복하지 못한 저의 부족함 때문에 노소영 관장과 십년 넘게 깊은 골을 사이에 두고 지내왔다"며 "노 전 과장과의 관계를 잘 마무리하려고 한다"고 속내를 털어놨다. 하지만 노 관장은 "가정을 지키겠다"며 이혼에 반대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