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 앙숙’ 모건스탠리 Vs 골드만삭스, 8년 만에 전세 역전

입력 2017-07-20 1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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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건스탠리, 2분기 채권 트레이딩 부문 등 대형은행 중 눈에 띄는 실적 기록

월가의 오래된 라이벌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의 희비가 엇갈렸다. 두 회사 모두 시장의 기대를 웃도는 2분기 실적을 발표했으나 채권 트레이딩 부문에서 모건스탠리가 골드만삭스를 2분기 연속 눌렀다.

19일(현지시간) 모건스탠리는 2분기 매출이 95억 달러(약 10조7017억 원)를 기록해 시장 예상치 90억9000만 달러를 웃돌았다고 발표했다. 순이익은 17억6000만 달러로 1년 전보다 11% 증가했고, 주당순이익(EPS)은 87센트를 기록했다. EPS도 시장 예상치 76센트를 웃돌았다.

특히 모건스탠리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12억4000만 달러를 나타내 2분기 연속 골드만삭스를 눌렀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전했다. 채권 트레이딩 은 2009년만 해도 모건스탠리가 골드만삭스에 크게 뒤쳐졌던 부문이다. 2분기 골드만삭스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11억6000만 달러로 전년 대비 17% 급감했다. 미국발 금융위기 여파가 한창이던 2009년 1분기만 해도 골드만삭스의 채권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65억6000만 달러에 달했다. 반면 당시 모건스탠리의 매출은 23억 달러에 그쳤다. 8년 만에 전세가 완전히 역전된 셈이다.

11년 전 골드만삭스의 로이드 블랭크페인 최고경영자(CEO)가 취임한 뒤 채권 트레이딩 부문 매출은 이번 분기에 최저치를 찍었다. 골드만삭스의 마틴 차베스 최고재무책임자(CFO)는 “지난 1년간 회사는 물론 시장도 우리가 원하는 대로 조정하기 힘들었다”고 시인했다.

골드만삭스는 금융위기 이후 생겨난 규제에 많은 타격을 받았다. 반면 모건스탠리는 위험을 줄이는 방향으로 투자자들에게 권유하며 규제에 따른 피해를 최소화했다고 WSJ는 전했다. 2010년 취임한 뒤 꾸준히 모건스탠리를 성장시킨 제임스 고먼 CEO는 “변화와 성장은 빨리 달성할 수 없는 것”며 “수년 동안 성취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모건스탠리와 골드만삭스를 포함해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웰스파고, 씨티그룹, JP모건 등 6개 대형은행이 모두 시장 예상보다 나은 실적을 기록했다. 그러나 BoA는 전년 대비 채권 트레이딩 수익이 14% 감소해 실적 공개 이후 주가가 하락했다. JP모건은 하반기 실적 전망을 하향 조정했다. 그러나 모건스탠리는 어떤 부분에서도 결점을 보이지 않았다고 WSJ는 전했다. 이날 모건스탠리 주가는 3.3% 상승해 시가총액을 862억 달러로 끌어올리며 골드만삭스(877억 달러)에 바짝 다가섰다.

모건스탠리는 자산운용부분에서도 순이익이 전년대비 25% 증가했다. 이는 고먼 CEO가 목표했던 수치의 최고점을 달성한 것이다. JMP증권의 데빈 라이언 애널리스트는 “모건스탠리에 대해 회의적인 투자자들이 많았는데 그들이 멍청이였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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