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한국인 이더리움 사랑"…거래소 수준은 '글쎄'

입력 2017-06-30 15:05 수정 2017-07-03 08: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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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상화폐 이더리움이 급등락을 반복하면서 우리나라 거래소 중 한 곳이 세계 최대의 가상화폐 거래소로 발돋음했다. 특히 국내 3대 거래소의 합산 거래량이 전세계 전체 거래량의 25%에 달하며 거래량 상위국가가 됐다. 그러나 거래소 운영수준은 아직 일정 수준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다는 비판이 우세하다.

◇이더리움 거래량 급증에 거래소들 신나는 비명 = 30일 전체 가상화폐(암호화폐) 통계 사이트 코인힐스에 따르면 전체 디지털 화폐 거래소 거래량 순위에서 우리나라 빗썸, 코인원, 코빗 등 3개 사를 합한 점유율(24시간 기준)은 24.29%이다. 하루에 총 28만3242비트코인(약 8700억 원)이 거래되고 있는 것이다.

거래량 폭증 이유는 이더리움이 국내에서 인기를 끌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이더리움이 국민적인 관심으로 떠오르며, 비트코인을 넘는 인기를 보여주고 있다.

우리나라 가상화폐 일일 총 거래량이 9000억 원에 육박하면서 빗썸과 코인원, 코빗 등 3개 거래소는 막대한 거래수수료 이익을 취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 거래소 직원은 "불과 1년전만 하더라도 손익분기점을 넘기지 못해 존폐를 걱정하기도 했지만, 최근 벌어들인 수익으로 10~20년간의 안정적 운영이 가능할 정도"라고 말했다.

국내 거래소들은 막대한 이익을 토대로 인재영입에 사활을 걸고 있다.

프로그램 개발자를 상시 채용하면서 주당 3~6명 정도 면접을 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가상화폐 거래소의 위상도 달라졌다.

과거 능력있는 개발자들에게 외면을 받았지만, 최근 대기업 개발팀에 동시합격한 인재도 거래소를 선택하는 경우가 나오고 있다.

◇거래소들 '스타트업' 제자리걸음 = 거래소들이 큰 이익을 취하는 것과 달리, 사용자들의 만족도는 높지 않다는 게 업계의 시각이다.

지난달 22일을 기점으로 거래량이 대폭 늘면서 거래소가 감당할 수 있는 양을 훨씬 뛰어넘기 시작했다.

거래소들이 스타트업으로 시작해 프로그램 설계가 급하게 만들어진 점과 비용 문제로 인한 서버 증설의 한계 등이 겹치면서 급격히 늘어난 고객을 맞이할 준비가 부족했다는 지적이다.

거래소들은 사업초기 운영의 미숙함이라고 해명하고 있다.

업계에서도 예상치 못한 폭발적 거래량 증가를 스타트업이 감당하긴 어려웠을 것이란 시각도 나오고 있다.

앞으로가 문제다. 예컨대 이달들어 거래량이 급증할 때는 어김없이 서버다운이 일어났다. 6월 내 서버다운이 없었던 곳은 단 한 곳도 없다.

서비스 만족 수준은 더 낮다. 사용자들은 수수료는 예전처럼 지불하고 있다.

한 업계 전문가는 "지금까지 '스타트업'이 만능 변명 공식이었지만, 앞으로 혁신적인 새 경쟁자가 나오면 순식간에 시장을 독점할 수 있는 상태"라며 "하루 빨리 서비스 만족도를 높여야 생존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제도권 진입은 언제 = 정부는 가상화폐에 대한 명확한 입장을 정하지 못하고 있다.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금융위원회 등이 꾸준히 이 문제를 논의하고 있지만, 뚜렷한 개념 정의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업계에선 고객들의 예치금을 투명하게 운영할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하기 위한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현재로선 거래소 경영자의 모럴해저드(도덕적해이) 리스크를 제어할 장치가 거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거래소 대표와 직원들이 임의로 모든 고객 자산을 빼돌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거래소 자체의 관리시스템에만 의존하지 않고 제도권에서 관리가 필요하단 지적이 나오는 것은 이런 이유에서다.

거래소간 시세차가 빈번하게 일어나는 문제도 제도권으로 편입되면 해결될 가능성이 있다.

예컨대 은행들은 양자 또는 다자간 채권·채무 관계를 일괄적으로 상계 및 정산하는 이른 바 '네팅'제도를 통해 편리성과 운영비용을 절감한다.

네팅을 가상화폐 거래소간 허용하면 3개 거래소간 빈번하게 일어나는 가격차이를 비약적으로 줄일 수 있다. 물론 도입에는 신중해야하며, 정부의 엄격한 관리가 이뤄져야 한다.

최근 국내 거래소 3곳은 가상화폐 거래를 제도권으로 편입하기 위해 협회 설립을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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