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주)가 SK증권을 공개 매각하기로 했다.
8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SK는 최근 이 같은 방침을 확정했으며 이를 노동조합에 통보했다.
SK는 매각안내서 배포와 인수의향서 접수 등을 통해 SK증권 지분 10.04%를 인수할 후보자를 모집한다. 이후 본입찰을 통해 우선협상대상자를 정할 방침이다.
김신 SK증권 사장이 경영자 인수(MBO) 방식으로 SK증권 지분을 인수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지만 이 방안은 무산된 것으로 전해졌다. 리딩투자증권 매각 사례와 같은 종업원지주회사 전환 등 내부적인 인수 계획도 구상했지만 결국 외부 공개 매각으로 가닥이 잡혔다.
SK증권 인수 후보로는 국내외 사모펀드(PEF) 운용사와 국내 중소형 증권사들이 꼽히고 있다. 국내 PEF 운용사 중에는 SG PE, 스톤브릿지캐피탈 등이 SK증권 지분 인수 후보로 거론된다. 최근 한 외국계 PEF 운용사도 SK증권 인수를 위한 인수자문을 국내 회계법인과 체결했다. 이밖에 덩치를 키우려는 복수 증권사도 SK증권 인수에 관심을 보일 것으로 관측되고 있다.
SK(주)와 특수관계인이 보유한 SK증권 지분은 10.04%의 매각 가치는 이 회사의 지난해 말 주가순자산비율(PER) 0.79배 기준 328억 원 규모다. PBR를 1배까지 높여도 매각 가치는 415억 원 수준이다.
SK가 SK증권을 공개 매각하기로 한 것은 향후 다른 계열사가 해당 증권사를 되사는 것 아니냐는 의혹을 피하기 위한 차원으로 파악된다. 특정 인수 후보와 별도로 협상을 벌이면 파킹딜(일정기간 후 지분을 되사는 계약) 논란이 일 수 있기 때문이다. 문재인 정부가 주요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규제를 강화할 것으로 예상되는 상황에서 매각 과정을 투명하게 진행하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내정자 역시 중간금융지주회사 도입에 부정적인 견해를 보이고 있어 지주사들은 금융회사들을 처분해야 한다.
SK(주)는 2015년 8월 SK C&C와 합병했다. SK증권 지분은 SK C&C가 보유하고 있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일반 지주회사는 금융 자회사를 둘 수 없다. 이에 따라 SK(주)는 올해 8월 이전에 SK증권 지분을 처분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