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정사상 첫 대통령 보궐선거를 통해 당선된 문재인 대통령은 10일 오전 8시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 전체 위원회의를 열어 당선인을 공식 확정함에 따라 대통령의 직무가 시작됐다.
문 대통령은 10일 오전 국군통수권자로서 오전 일찍 자택에서 이순진 합참의장과 통화하는 것으로 본격 행보를 시작했다. 문 대통령은 이순진 합참의장에게 전화보고를 받고 “북한군 동태와 우리군의 대비태세를 보고하라”고 지시했다. 이 합참의장은 북한의 핵실험장 및 미사일 발사 준비 동향에 대해 설명하고 “우리 군은 적의 동향을 면밀히 감시하면서 도발 시 즉각적이고 단호하게 대응할 수 있는 만반의 대비태세를 유지하고 있다”고 보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대통령으로서 우리 군의 역량을 믿는다”면서“우리 국민의 안전을 위해 합참의장을 비롯한 우리 장병들은 대비태세에 만전을 기해 달라”고 당부했다. 문 대통령의 대통령 당선증은 안규백 더불어민주당 사무총장이 경기도 과천에 위치한 선관위를 찾아 대리 수령했다. 김용덕 선관위원장은 9명의 선관위원이 참석한 선관위 전체회의에서 “문재인 후보를 대통령 당선인으로 결정한다”고 의결했다.
이후 문 대통령은 국립현충원을 참배한 뒤 국회 본청 로텐더홀에서 열린 약식 대통령 취임식에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5부 요인과 각 정당 대표, 국무위원 등 800여명이 참석한 취임식장에서 ‘대통령 선서’를 한 뒤 ‘국민께 드리는 말씀’이라는 취임사를 통해 제3기 민주정부의 정책기조와 국정운영 방향을 밝혔다. 취임식과 별개로 열리는 축하행사는 문 대통령의 의중에 따라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행사를 주관하는 행정자치부는 장소로 광화문, 서울역, 대한문, 국회 등을 검토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민주당·자유한국당·국민의당·바른정당·정의당 대표들과 면담도 가졌다. 특히 약속대로 한국당을 먼저 찾아 ‘협치’의 필요성을 강조했다.
문 대통령은 오후 청와대 앞 분수대 삼거리에서 열린 효자동 주민 환영행사에 참석한 뒤 청와대로 입성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춘추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무총리, 국정원장, 대통령비서실장, 대통령경호실장 등 인선을 발표한다. 국내외 귀빈들을 초청하는 정식 취임식은 조만간 일정을 잡아 다시 열 계획이다.
문 대통령을 중심으로 한 제3기 민주정부 출범을 앞둔 가운데 ‘광화문 청사 시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문 대통령은 줄곧 “광화문 대통령 시대를 열겠다”며 청와대 집무실을 광화문으로 옮기겠다는 공약을 강조했다. ‘광화문 집무실’은 ‘불통’의 시대를 끝내고 ‘소통’의 시대를 열겠다는 상징적인 의미가 크다. 관저는 서울 종로구 삼청동 소재 국무총리 공관 등이 검토되고 있다. 광화문 청와대 시대가 도래하면 지금의 청와대는 시민들의 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청와대 개방 및 활용 방안은 구체적인 논의를 거친 후 공개할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