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고도 미사일(사드·THAAD) 보복 논란 속에서도 외국인들은 국내 화장품 업체 주식을 꾸준히 매입해온 것으로 나타났다. 시장 우려에 따른 주가 하락을 오히려 저가매수 기회로 활용한 것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말 현재 화장품 대장주 아모레퍼시픽의 외국인 지분율은 37.37%다. 중국의 무역보복 이슈가 표면화된 지난해 8월 초 34.28%와 비교하면 지분율이 6개월 만에 3.09%포인트 증가한 것이다. 해당 기간 외국인은 아모레퍼시픽 주식 180만7349주를 순매수했다.
외국인들은 같은 기간 LG생활건강의 주식도 42만2221주 순매수했다. 이에 따라 LG생활건강의 외국인 보유 지분율도 42.96%에서 45.69%로 2.73%포인트 늘었다. 이밖에도 외국인 투자자들은 사드 보복 우려로 화장품주가 하락하는 동안 △코스맥스(21.74%→23.62%) △한국화장품(0.55%→1.60%) △한국화장품제조(1.30%→1.43%) 등 지분율을 지속적으로 늘려 왔다.
국내 기관투자자들이 화장품 업종의 비중을 줄여 왔던 것과는 정반대 전략을 취한 것이다. 국내 기관이 상대적으로 개별 이슈에 더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과 달리 외국인 투자자들은 실적에 따라 투자 비중을 선별하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실제 무역보복 논란 속에서도 LG생활건강이 지난해 사상 최대 실적을 달성하는 등 화장품 업계 실적은 견조한 흐름을 보였다. 수출 통계도 양호했다. 서영화 교보증권 연구원은 “사드 배치가 지난해 7월에 결정됐다. 사드 배치 관련 우려는 작년 후반으로 갈수록 커졌지만 작년 하반기에도 중국의 한국 화장품 수입 증가 폭은 전체 화장품 수입액의 증가 폭을 웃돌았다”고 말했다.
외국인 투자자들의 저가매수 전략은 올 들어 빛을 발하는 모습이다. 지난해 하반기 내내 하락세였던 화장품주는 올 들어 아모레퍼시픽 3.27%, LG생활건강 5.38%, 코스맥스 12.44%, 한국화장품 26.47%, 한국화장품제조 12.35% 등 상승률을 기록했다.
박은경 삼성증권 연구원은 “화장품주의 밸류에이션이 역대 하단 수준까지 떨어졌다”며 “단기적 주가 반등 모멘텀이 약하지만 해외 업체와 밸류에이션을 비교했을 때 매력이 부각될 수 있는 지점엔 도달했다”고 평가했다.
이로 인해 일어나는 모든 책임은 투자자 본인에게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