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빚 내 집사느라’ 가계 여유자금 1.9조…금융 위기 이후 최소

입력 2016-12-28 14: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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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
▲한국은행

올해 3분기(7~9월) 가계의 여유자금이 크게 줄었다. 대출을 통한 주택 구입이 늘며 가계잉여금 규모는 2008년 금융위기 직후 수준까지 떨어졌다.

한국은행이 28일 발표한 ‘2016년 3분기 중 자금순환(잠정)’ 자료를 보면 지난 7∼9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예금, 보험, 주식투자 등으로 운용한 자금에서 빌린 돈을 뺀 자금잉여는 1조9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3분기 자금잉여는 새로운 국제기준(2008 SNA)을 적용해 자금순환 통계를 낸 2009년 이후 최소 규모다. 옛 국제기준(1993 SNA) 통계와 비교하면 2005년 2분기(1조7000억 원) 이후 11년 여 만에 가장 적다.

자금잉여는 운용자금에서 조달금액의 차액으로 예금이나 주식투자 등으로 벌어들인 돈에서 빌린 돈을 뺀 것이다.

세부적으로는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3분기에 운용한 자금은 39조9000억 원으로 전기대비 10조8000억 원 줄었다. 금융기관예치금이 전기대비 4조4000억 원 감소했고, 보험 및 연금 준비금도 3조6000억 원 쪼그라들었다. 채권은 무려 6조1000억 원이나 줄어들었다.

자금조달은 전기대비 1조4000억 원 늘어난 38조 원으로 집계됐다. 금융기관차입은 전기대비 1조3000억 원 증가했고, 증권기관 등 기타금융기관은 3조6000억 원 증가했다.

이는 가계의 소득 개선이 미약한 가운데 주택 구입에 많은 돈을 지불했기 때문이다.

문소상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가계의 자금잉여가 크게 줄어 든 것은 신규 주택 구입 영향이 가장 컸다”고 설명했다.

금융회사를 제외한 국내기업(비금융법인기관)의 자금잉여는 4조5000억 원으로 조사됐다. 한은이 2008 SNA 기준으로 자금순환 통계를 작성한 이후 비금융법인기업의 여유자금이 발생한 것은 처음이다.

미래에 대한 불확실성 등으로 기업들이 투자를 주저하면서 여유자금이 생긴 것으로 풀이된다.

일반정부 부문 자금잉여는 2분기 10조6000억 원에서 3분기 18조7000억 원으로 크게 늘었다. 한은측은 세수가 늘어난 까닭으로 파악했다.

국외 부분에서는 자금부족이 34조8000억 원을 기록해 2분기 23조1000억 원보다 확대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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