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최대 부호 리카싱이 호주 인프라 자산 확보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리카싱이 이끄는 청쿵그룹 산하 청쿵인프라스트럭처홀딩스는 호주 파이프라인 운영업체 겸 전력 공급업체 듀엣그룹을 54억 달러(약 6조3407억 원)에 인수하겠다는 내용의 제안서를 보냈다고 5일(현지시간)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보도했다.
듀엣그룹은 이날 성명에서 “이사회가 청쿵 측으로부터 받은 주당 3호주달러의 인수 제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관건은 호주 정부가 외국인 인수ㆍ합병(M&A)에 대해 경계심이 커진 가운데 청쿵의 인수를 받아들일지 여부다. 지난 8월 호주 정부는 국가안보를 이유로 청쿵과 중국 전력업체 스테이트그리드의 100억 호주달러 규모 오스그리드 지배지분 인수를 거부했다. 듀엣 인수도 호주 외국인투자검토위원회의 심사를 거쳐야 한다.
듀엣의 자산에는 호주 서부와 북서쪽의 천연가스전에서 나온 가스를 퍼스와 인근지역으로 연결하는 파이프라인과 멜버른 주변 남동부의 가스ㆍ전기 공급 네트워크 등이 포함됐다. 듀엣은 이사회가 이번 주 타당성 조사를 통해 청쿵의 제안을 받아들일지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청쿵이 제안한 인수가는 지난 2일 듀엣 종가에 28% 프리미엄이 붙은 것이다.
청쿵은 이미 호주 인프라 분야의 가장 큰 해외 투자자 중 한곳으로 남호주 전력공급업체 SA파워네트웍스와 멜버른의 전력공급업체 시티파워, 가스 공급업체 호주가스네트웍스 등을 보유하고 있다.
RBC캐피털마켓의 폴 존스턴 애널리스트는 “반독점 심사에서는 통과될 가능성이 크지만 외국인투자검토위원회의 승인을 얻으려면 청쿵은 다른 호주 파트너와 팀을 이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