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존 리와 함께하는 주식 투자] 부자 DNA를 심어라

입력 2016-11-21 10: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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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리츠자산운용 대표

메리츠자산운용 대표이사로 취임한 후 서울의 한 여고에서 강연을 한 적이 있다. 학생들에게 대뜸 질문 하나를 던졌다. “여러분은 교수가 되고 싶은가요, 아니면 부자가 되고 싶은가요?” 여기저기서 “부자가 되고 싶어요”라고 말했다. 고교생들의 솔직한 생각이자, 솔직하지 못한 어른들의 속내이기도 하다. 그렇게 우리는 공부와 돈, 부자에 대한 이야기를 허심탄회하게 나누었다. 그러면서 아이들의 초롱초롱한 눈망울에서 한국의 희망을 보았다.

우리 사회에는 ‘부자가 되고 싶다’는 마음 한편에 부자들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시각도 공존한다. 이 마음이 순전히 시기나 질투 때문만이 아닌 것은 올바르지 않은 방법으로 혹은 상속에 의해 부자가 된 이들이 많기 때문이다. 사실상 현재 우리나라 최고 부자들은 창업자의 2세나 3세로, 부의 대물림은 ‘금수저, 흙수저’ 논쟁을 불러일으키며 부정적인 영향을 미치고 있다.

우리나라와 달리 미국의 경우 부자일수록 사회적으로 큰 존경을 받는다. 그 사람이 부자가 되기 위해서 들였던 노력과 부자가 되기까지의 과정에서 겪은 시행착오에 대해 귀를 기울인다. 그리고 부자들의 돈이 어디에 어떻게 쓰이는지에 대해서도 관심을 갖는다. 재산을 사회에 환원하거나 지구촌 곳곳의 가난한 사람들을 돕는 데 쓰는 부자도 많기 때문이다. 이처럼 미국에서는 부자의 정의가 단순히 ‘돈이 많은 사람’에 그치지 않는다. ‘부자’라는 말에는 부자에게 기대되는 상품과 철학이 모두 포함되어 있는 것이다.

그럼 한국에는 벤치마킹할 만한 부자가 정말 없는가? 우리 회사와 경쟁하는 업체의 대표를 만난 적이 있다. 그는 나이에 비해 일찍 큰 성공을 이룬 사람이다. 어릴 때부터 ‘왜 내 친구 아빠는 부자인데 우리 아빠는 가난하지?’라는 의문을 품었고, 그 결론으로 친구 아버지는 공장과 기계, 즉 생산수단을 소유한 사람인 반면에 자신의 아버지는 그 밑에서 일하는 사람이라는 것으로 결론 내렸다. 그래서 생산수단을 소유할 수 있는 사람이 되기로 마음먹었고, 결국 자본가가 된 것이다.

그는 자신의 부자 DNA를 계발한 사람이라고 생각한다. 머리카락이나 눈동자 색깔, 얼굴 크기를 결정하는 DNA는 타고나는 것이지만, ‘부자 DNA’는 다양한 경험을 통해 후천적으로 기를 수 있다. 그는 부자 DNA를 스스로 계발해 자본주의 사회에서 부자가 되는 지름길을 알아낸 것이다. 내가 만난 미국의 교포들 가운데에서도 큰 부자들을 보면 놀랍게도 경제적 절박함을 느껴봤던 사람들이 많다. 무엇이든 자기 것을 해야만 했던, 다시 말해 부자 DNA를 갖춰야만 살아남을 수 있었던 이들이 성공했다.

지금 우리나라 젊은이들에게 부자 DNA가 절실히 필요하다. 나는 청년들을 만나면 취직만을 고집하지 말라고 말한다. 가능하면 창업을 하라고 한다. 물론 사업은 망할 수 있다는 위험이 언제나 존재한다. 하지만 취업한다고 위험이 사라질까? 취업을 하는 것은 남을 위해 일하는 것이다. 남에게 잘 보여야 살아남는다. 평생 해고되지 않으려고 들이는 노력을 자기를 위해 사용한다면, 창업은 생각보다 위험한 일이 아니다. 자기자신을 위해 일해야 한다는 걸 깨달아야 한다.

엄마들도 여기에 힘을 보태야 한다. 육체적인 일만 열심히 한다고 부자가 될 수 있는 건 아니다. 자본이 자본을 부르는, 즉 돈이 돈을 버는 원리를 이해해야만 부자가 될 수 있다. 아이들이 어렸을 때부터 돈과 부에 대해 함께 이야기함으로써 아이들에게 자연스럽게 부자 DNA를 심어 줘라. 이유가 있는 부(富)! 정확한 전략과 철학 그리고 함께 살아가는 공동체를 배려할 줄 아는 ‘부(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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