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60) 씨의 국정개입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이 박근혜 정부 최고 실세로 꼽혔던 우병우(49) 전 청와대 민정수석 비서관의 자택을 10일 압수수색했다.
검찰 특별수사본부(본부장 이영렬 서울중앙지검장)는 10일 오후 12시께 서울 강남구 압구정동에 위치한 우 전 수석의 자택에 검사 2명과 수사관 6명을 보내 압수수색을 진행했다. 검찰은 우 전 수석과 부인의 휴대전화 1대 씩을 포함해 2상자 분량의 압수물을 확보했다.
검찰은 이날 확보한 증거를 토대로 우 전 수석의 직무유기 의혹을 확인할 방침이다. 우 전 수석은 최 씨의 측근 비리를 알고도 묵인한 게 아니냐는 의심을 사고 있다. 특히 우 전 수석은 검찰을 떠난 이후 최 씨 덕분에 청와대에 입성했다는 의혹을 받아왔다.
우 전 수석은 롯데그룹 수사정보를 외부로 흘렸다는 의혹도 받고 있다. 검찰은 최근 계좌추적 과정에서 K스포츠가 롯데로부터 받은 출연금 70억 원을 지난 6월 9일께 되돌려준 사실을 확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시기는 롯데그룹에 대해 전방위 압수수색이 이뤄지기 바로 전날로, 재단 측이 롯데에 대한 검찰 수사 계획을 미리 알고 돌려준 것으로 추정된다. 주요 수사 정보는 대검과 법무부를 거쳐 청와대 민정수석실로 보고된다. 만약 우 전 수석이 수사 정보를 흘린 사실이 확인되면 처벌 대상이 된다.
한편 우 전 수석은 6일 검찰에 출석할 때만 해도 특수본이 아닌 별도의 수사팀에서 피고발인 신분으로 조사를 받았다. 검찰은 우 전 수석을 상대로 가족회사 '정강'의 자금을 유용한 의혹, 의경에 복무 중인 아들의 보직 특혜 논란 등을 확인했다.
당시 검찰에 출석한 우 전 수석의 고압적인 태도로 인해 '황제수사'가 아니냐는 비판이 이어졌고, 김수남 검찰총장은 수사팀을 질책한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우 전 수석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내린 것으로 전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