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신규 면세점 특허권에 도전하는 기업들이 최순실 국정농단 사태와 관련해 검찰 수사 등의 역풍을 맞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관련 기업 다수가 이번 사태에 직간접적으로 연루된 데다 면세점 사업자 선정에 다양한 변수가 작용한다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어서다.
9일 면세점업계에 따르면 이번 신규 면세점 특허권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에 있다고 평가 받은 롯데와 SK가 특히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대가성 여부와 검찰 조사 등의 영향에 따라 특허 탈환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커힐면세점을 운영하는 SK그룹은 미르ㆍK스포츠재단에 모두 111억 원, 롯데그룹은 45억 원을 각각 건넨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는 또 별도로 70억 원을 냈다가 돌려받았는데 이 출연금까지 합하면 115억 원에 달하는 것으로 파악된다. 1차 면세점 선정 때 시장에 새롭게 진입한 두산과 한화, 신세계 등도 최순실 관여 재단에 출연금을 납부했다.
공교로운 점은 15년 만에 선정된 서울 시내면세점 신규 사업자 선정 시기(작년 11월)와 올해 진행되는 재입찰전의 결정 시기(올해 4월)가 미르와 K스포츠 두 재단의 설립 시기(각각 지난해 10월, 올해 1월)와 크게 다르지 않다는 것이다. 이에 일각에서는 이 비용이 면세점 사업권 취득과 탈환을 위한 대가성이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
더군다나 관세청이 심사 결과를 공개하지 않은 채 기존 사업자의 사업권을 박탈하고 면세업과 무관한 기업들에 특허권을 부여하는 등 작년에 이해하기 어려운 결과들이 전개됐다. 또 신규 면세점들이 출혈경쟁으로 적자에 시달리고 있음에도 올해에는 특정 기업에 사업권을 돌려주려고 입찰전을 다시 치르기로 한 것처럼 보여 잡음이 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각종 정책 변수로 특허권의 향방에 대한 예측이 어려웠는데 이번 게이트 후폭풍에 특허권은 어디로 튈지 모르는 럭비공이 됐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