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국민은행의 해외 네트워크가 강화될 전망이다.
8일 금융권에 따르면 국민은행은 영국 런던법인, 인도 구르가온사무소, 베트남 하노이사무소 등 3곳의 지점 전환 절차를 진행 중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지점 전환은 현지 금융당국의 승인이 필수적”이라며 “이후에도 인력 배치 등 시간이 필요하기 때문에 내년을 목표로 지점화를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현재 국민은행은 10개국에 17개 지점, 현지법인, 사무소를 보유 중이다. 이 중 지점 격인 중국의 베이징 분행 등 5곳을 포함하면 12곳을 지점 규모로 운영 중이다.
국민은행이 런던법인, 구르가온사무소, 하노이사무소의 지점 전환을 추진 중인 이유는 현지 영업을 더욱 강화하려는 포석이다. 지점은 법인(사무소)과 달리 본점의 자본금과 신용등급을 인정받을 수 있어 자금 조달이 쉽고 대출 여력이 크다.
국민은행은 그동안 해외 진출에 신중한 자세를 취했다. 다른 금융그룹이 공격적으로 해외에 진출할 때 소극적인 모습을 보였다. 2008년 카자흐스탄 센터크레디트은행(BCC) 지분 투자로 9000억 원대의 손실을 본 경험이 발목을 잡았다.
그 결과 국민은행의 해외 네트워크는 신한은행(20개국 147개소), 하나은행(24개국, 135개소), 우리은행(25개국, 234개소)에 비해 뒤처진 상황이다.
윤종규 KB금융 회장 겸 국민은행장은 2014년 11월 취임 이후 글로벌 사업 확대보다는 재정비와 내실을 다지는 데 주력했다.
그러나 올해 들어 분위기가 바뀌었다. 윤 회장은 올해 조직개편에서 지주사에 글로벌 전략부를 신설했다.
더불어 지주사와 국민은행에 각각 미래금융부, 미래채널그룹을 만들어 비대면 채널 업무에 시너지를 강화했다. 이는 국민은행이 해외 진출 후발주자인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앞세운 모바일·디지털뱅크와 무관하지 않다.
국민은행은 해외점포 운영에 대한 노하우와 경쟁력이 타행보다 상대적으로 부족한 점을 모바일·디지털뱅크로 메우는 전략을 세운 것으로 보인다.
국민은행은 지난 8월 영국 핀테크 기업인 서클 유케이, 트러스토닉과 각각 블록체인(온라인상 가상 화폐의 거래 내용이 기록된 공개 장부), 모바일 인증 관련 금융 신사업 추진을 위한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이어 지난 9월에는 글로벌 디지털뱅크 ‘리브 KB캄보디아(Liiv KB Cambodia)’를 통해 현지 시장에 진출했다. 충전식 지갑(Wallet) 기반의 모바일 뱅크인 리브 KB캄보디아는 영업점 방문 없이 계좌이체·해외송금·P2P결제 등 여러 금융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