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캠프 측이 4차 TV토론을 제안했다. 그간의 3차례 TV 대선후보 토론에서 3연패했다는 평가와 함께 최근 바닥을 찍은 지지율을 만회하려는 시도로 풀이된다.
켈리엔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23일(현지시간) 미국 뉴저지주 WNYM 라디오방송과의 인터뷰에서 “TV 토론은 모든 미국인이 나란히 서 있는 대선후보들을 볼 수 있는 매우 드문 기회”라면서 “더 많은 토론을 기대한다”고 말했다.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이어 “트럼프는 매우 간단한 이유로 또 한 차례의 토론을 힐러리 클린턴과 하기를 원한다”면서 “지금 클린턴의 유세장에서는 정치자금 후원자가 아니면 그녀에게 거의 접근 조차로 불가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클린턴과 트럼프는 민주당과 공화당의 각각 공식 대선후보로 지명된 이후 9월 26일, 10월 9일, 10월 19일 총 3차례의 TV토론을 했다. 시청자 여론조사 결과 3차례 모두 클린턴의 승리였다. 여론 조사 전문가이기도 한 콘웨이 선대본부장은 NBC 방송에 출연해서는 음담패설 논란 이후의 대선 상황에 대해 “트럼프 후보가 뒤지고 있다”고 인정하기도 했다. 그는 이어 “클린턴 후보는 전직 대통령이 남편이라는 점, 남편은 물론 영부인인 미셸 오바마 여사와 현직 부통령이 선거 캠페인에 참여하고 있다는 점 등 유리한 점들이 있다”고 지적했다.
이처럼 트럼프 캠프 측의 4차 TV토론 제안은 10%포인트 넘게 벌어진 지지율에 대한 위기의식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ABC방송과 워싱턴포스트(WP)가 이날 공개한 지난 20∼22일 유권자 874명을 상대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클린턴의 지지율은 50%에 달해 38%에 그친 트럼프를 12%포인트 앞섰다. 이는 ABC방송과 WP의 지금까지의 공동 여론조사에서 클린턴은 최고의 지지율을, 트럼프는 최저의 지지율을 기록한 결과다.
콘웨이 선대본부장의 4차 토론제안과 관련해 클린턴 캠프 측은 즉각적인 답변을 내놓지 않았다. 전문가들은 승세를 굳혀가는 클린턴이 이번 제안을 받아들일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보고 있다. 클린턴은 전날 선거용 전용기에서 기자들에게 “나는 그(트럼프)와 4시간 30분(3차례 TV 토론 합산 시간) 동안 논쟁을 했다”며 “더는 그에게 대응할 생각이 없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