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은 13일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합병이 글로벌 역량을 갖춘 바이오 사업을 육성하는 계기가 될 수 있지만 주주 가치를 크게 높이진 못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투자의견은 중립을 유지했다.
이도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G화학에 대해 보수적 시각을 유지한다”며 “주주 관점에서는 자동차용 배터리와 같이 수익 창출이 더딘 장기 설비투자(CAPEX) 투자를 새롭게 시작한다는 점에서 부담스러울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LG화학은 지난 12일 주식교환방식을 통한 LG생명과학 지분 100% 인수 결정을 발표했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의 합병비율은 1대 0.2606772으로 결정됐다. 내년 1월 1일 기준으로 합병이 완료돼 LG화학을 존속법인으로 LG생명과학은 해산된다.
이 회사는 합병 후 바이오 사업 투자를 대폭 늘릴 계획이다. LG화학과 LG생명과학은 바이오 사업 투자를 연간 3000~5000억원 가량으로 확대해 성공확률이 일반적으로 낮은 신약개발 프로젝트를 현 3~4개 규모에서 10~20개 동시 진행이 가능한 수준으로 파이프라인을 늘릴 예정이다. 이를 통해 LG생명과학의 매출을 현재 5000억원 수준에서 2020년까지 1조원 수준으로 늘리고 2025년까지 매출 1조5000억원을 달성하겠다는 목표다.
그러나 이 같은 청사진에도 주주가치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 연구원은 “합병 시 LG화학 주주가치는 가치합산모형(SotP) 밸류에이션 기준 2% 늘어난 26만3187원으로 증가할 것으로 보이며 합병 영향은 제한적인 것으로 판단된다”며 “합병으로 인해 LG화학 주식수가 6.5% 증가하는 반면, 주당순자산가치는 8.5% 증가하는 데 그쳐 주주가치는 크게 늘어나지 않을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LG화학에 대한 주요 하락위험은 신약 연구개발 확대에 따른 비용부담이 컨센서스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 유의미한 실적 턴어라운드 부재 혹은 자동차용 배터리 손실의 지속, 현 고점 대비 업스트림 제품 스프레드의 축소 가능성”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