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달 1일부터 사잇돌 대출 한도가 종전 5000억 원에서 1조 원으로 확대된다. 사잇돌 대출은 서울보증보험의 보증서와 연계된 만큼 담보 보증이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 때문에 벌써부터 서울보증의 부담이 가중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서울보증보험(SGI서울보증)은 은행과 각종 공제조합 등이 참여하는 국내 보증시장에서 지난해 말 242조 원 이상의 보증잔액을 유지하는 한국 최대 규모의 보증기관이다. 국제보증보험협회(ICISA) 집계 결과, 세계 보증보험 및 신용보험회사 가운데 보험료 기준 4위를 기록했다.
29일 은행권에 따르면 이달 23일 현재 신한ㆍ전북ㆍ우리ㆍKB국민ㆍNH농협ㆍKEB하나ㆍIBK기업ㆍ제주ㆍ수협은행 등 9개 은행의 사잇돌 대출 누적금액은 688억 원이다. 이에 대한 보험료 지급액은 42억3400만 원에 달한다.
보증기간은 5년이며 5년치 보증보험료를 선납한다.
사잇돌 대출 취급은행이 보증보험료 전액을 서울보증에 납부한다. 채무자 부담이 아니다. 평균 보증보험요율은 약 1.23%다. 당초 금융당국이 제시한 보증료 연 1.81~5.32% 수준보다 훨씬 낮다.
사잇돌 대출이 부실해지면 서울보증은 은행에 원금을 100% 대납하고 채무자에게 구상권을 행사하게 된다. 따라서 사잇돌 대출이 연체율 상승으로 부실채권이 되면 은행 손실이 아닌 서울보증의 부담으로 남는다.
하지만 당국은 서울보증의 자체평가모형을 고도화해 리스크관리 역량을 제고하겠다는 원론적 입장만 내놓고 있다.
서울보증은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 직후 무려 20조 원의 부실채권으로 파산 직전까지 몰렸다.
지난 1999년 이후 서울보증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11조9161억 원이며 지난해 3월까지 4조1357억 원을 상환하는 데 그쳤다. 전체의 3분의 2인 7조7804억 원이 추가로 회수돼야 하는 상황이다.
서울보증의 보증만으로 사잇돌 대출을 받을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지난달 5일 출시 후 35영업일 동안 사전심사 누계건수는 총 3만3463건이며 이 중 승인건수는 1만7986건이다. 승인률은 54% 정도. 실제 대출건수도 6545건으로 담보물인 서울보증의 보증서를 받고도 승인자 3명 중 2명꼴로 또다시 은행 자체 대출심사에서 탈락하고 있다.
결국 사잇돌 대출 신청자 6명 가운데 1명에게만 대출이 이뤄지는 셈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보험료 대비 보험금이 150%를 넘어서면 은행이 추가로 보험료를 내야 한다”며 “은행과 사잇돌 대출 연체율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해 승인요건을 미세 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