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생명과학이 대규모 연구개발과 설비투자로 부채비율이 높아지며 재무안정성이 위협받고 있다.
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최근 신용평가사들은 LG생명과학의 신용등급을 떨어뜨렸다. 지난달 30일 나이스신용평가에 이어 지난 1일 한국기업평가는 이 회사의 신용등급을 각각 A+에서 A로 하향조정했다.
신평사들은 연구개발과 시설투자로 차입부감이 늘고 있다고 지적했다. 송미경 나이스신평연구원은 “LG생명과학은 자체 현금 창출 능력보다 많은 시설 투자를 지속하면서 재무안정성이 떨어졌다”고 평가했다. 유준기 한기평 연구원도 “마곡연구소 신설 등 시설투자 부담이 있는 점을 감안할 때 중단기적으로 LG생명과학의 차입부담은 커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실제 지난 2010년말 975억원이던 LG생명과학의 총차입금은 올해 3월말 현재 3418억원으로 큰 폭으로 확대됐다. 이에 따라 부채비율 역시 2010년말 64.29%에서 올 3월 177.64%까지 급등했다. 특히 시설투자가 본격적으로 시작된 2014년을 기점으로 부채비율은 계속해서 악화되고 있다. 올 3월 기준 유가증권시장 상장사 평균 부채비율이 121.6%인 것이 비해 LG생명과학의 부채비율은 다소 높은 편이다.
LG생명과학 관계자는 “최근 5가 백신 생산을 늘리기 위해 충북 오송 공장을 신축 중이고, 기존의 낙후된 대전의 R&D 시설을 서울 마곡 지구로 이전하기 위해 건립 중이다”고 설명했다.
문제는 수익이 정체된 움직임을 보이며, 부채비율이 더 악화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는데 있다. LG생명과학의 매출은 2010년 처음으로 4000억원을 돌파했지만, 2013년 4173억원, 2014년 4117억원, 2015년 4355억원으로 큰 변화가 없다.
반면 아직 완공되지 않은 마곡 연구소와 오송 공장의 경우 계속해서 투자자금을 조달해야한다. 유 연구원은 “연간 800억원 내외의 연구개발투자 부담이 지속되는 가운데, 총 1320억원이 소요될 마곡연구소 신설 및 총 860억원이 투자되는 오송 공장의 설립에 따라 올해부터 내년까지 약 2500억원의 시설투자부담을 안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생명과학 관계자는 “5가 백신이 이달 중순 UN 산하기관인 유엔아동기금(UNICEF·유니세프)의 국제 구호 입찰에 선정될 확률이 높은 만큼 사전에 생산능력을 확충하는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