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7개 종목의 신규 상장을 앞두고 있는 주식선물시장이 최근 시행된 공매도 공시제도의 수혜를 입게 될 것이라는 증권가 보고서가 나왔다.
이중호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6일 보고서에서 “주식선물이 추가 상장되는 것으로 알려졌다”면서 “올해 7월 18일부터 현물을 대규모 공매도할 경우 공시하도록 돼 있는 현재의 제도 하에서 주식선물의 확대는 헤지펀드 등의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이슈”라고 분석했다.
이 연구원이 말하는 ‘현재의 제도’란 지난 5일부터 시행된 공매도 공시제도를 말한다. 개별기업 주식 총수의 0.5% 이상을 공매도한 투자자의 인적 사항과 종목명 등을 공개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공매도 정보의 공개를 꺼리는 투자자들로서는 달갑지 않은 제도변화다.
이 연구원은 이 같은 제도변화로 투자자들의 관심이 주식선물시장으로 옮겨갈 가능성이 있다고 봤다. 공매도는 주가하락에 베팅하는 투자방식인데, 주식선물을 매도하는 경우에도 똑같이 해당 종목의 주가가 내려간 만큼 이익이 커지기 때문이다. 반면 공시의무는 없다.
또한 이 연구원은 주식선물 37종목(유가증권시장 31종목, 코스닥 6종목)이 오는 18일 신규 상장한다는 점에도 큰 의미를 부여했다. 현재 주식선물은 88종목에 그쳐 투자자들이 쇼트(매도) 전략을 구사하는 데 제약이 컸지만 앞으로 선택의 폭이 크게 확대된다는 점에서다.
다만 이 연구원은 주식선물이 단기적으로 저평가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현재 주식선물시장의 거래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기관 투자자들이 대거 주식선물의 매도에 나설 경우 ‘제로섬(Zero-Sum)’ 시장인 선물시장에서 단기적으로 수급의 쏠림이 발생할 수 있다는 것.
이 연구원은 결국 주식선물시장의 성장성이 파생상품시장이 개인투자자에 대한 진입규제를 낮추는 등의 제도개선 여부에 따라 결정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제도개선으로 투자자들의 숫자가 풍부해 진다면 이 역시도 주식선물 시장이 안정세를 찾아갈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한국거래소는 오는 18일 LG생활건강, 아모레퍼시픽그룹, 한미약품 등 총 37종목(코스피 31종목, 코스닥 6종목)을 주식선물 기초자산으로 신규 상장할 예정이다. 상장이 완료되면 주식선물 시장의 기초자산은 코스피 110종목, 코스닥 15종목 등 총 125종목으로 확대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