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엘리베이터가 계열사인 현대상선 리스크에 주춤하다. 그러나 현대상선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으로 대주주인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율이 낮아질 것으로 예상돼 계열사 리스크 축소에 따른 본업가치 재평가 시점이 도래했다는 의견이 속속 나오고 있다.
26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전날 현대상선은 채권단 7000억원 출자전환과 대주주 7대1 감자 결정에 대한 한국거래소 조회공시 답변에서 “채권단이 6840억원 출자전환을 포함한 조건부 채무조정안을 가결했음을 통보받았다”며 “이와 별개로 대주주 감자 등의 사항은 현재로서는 확정된 바 없다”고 밝혔다.
알려진대로 채권단의 6840억원 규모 출자전환과 대주주 7대1 감자 등이 이뤄지면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엘리베이터의 지분율은 현재 17.5%에서 1%대로 낮아진다. 채권단 지분은 약 40%로 늘어 최대주주로 올라선다.
이에 따라 올해 들어 현대상선 관련 리스크가 축소되며 현대엘리베이터의 본업가치에 주목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증가에도 현대상선 관련 손실로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현대엘리베이터는 올해 1분기 매출액이 전년동기대비 20.7% 증가한 3757억원, 영업이익은 25.9% 늘어난 364억원을 기록했다. 그러나 당기순손실 346억원으로 적자전환했다. 1분기 현대상선이 2761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며 지분법손실 527억원이 반영됐다. 또한 지난 2012년 자베즈파트너스(PEF)와 현대증권 우선주 725만8000주를 기초상품으로 체결한 파생상품 계약을 조기 정산하며 70억원의 파생상품거래손실 등도 발생했다.
다만 현대상선, 현대증권과 관련한 파생계약은 올해 1월 모두 종료돼 추가적인 파생거래손실은 없다. 또한 현대상선 지분에 대한 장부가치는 전기말(956억원) 보다 464억원 감소한 492억원으로 익스포저(위험노출액)가 낮아졌다. 채권단 출자전환 등으로 지분율이 낮아지면 익스포저는 더욱 감소한다. 이지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경영정상화든 법정관리든 채권단의 출자전환 등에 따라 현대상선에 대한 현대엘리베이터의 노출도는 점진적으로 하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따라서 현대엘리베이터 본업가치에 대한 재평가 시점이 도래했다는 평가했다. 조철희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올해 현대엘리베이터 매출액과 영업이익률은 각각 21%, 10% 늘며 안정적일 것으로 추정된다”며 “트레이딩(단기매매) 관점에서 주목할 시기”라고 짚었다.
이지윤 연구원도 “현대상선의 2분기 실적은 4~5월 강도높은 구조조정에 따른 화주 이탈 물량 확대로 1분기보다 더 악화될 가능성이 있다”면서도 “현대상선 경영정상화 여부가 판가름 나는 2분~3분기 이후로는 현대상선이 현대엘리베이터에 미치는 영향력이 소멸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현대상선에 대한 지원을 멈추고 현대엘리베이터 본업의 성장을 위한 투자가 이루어질 수 있다면 회사가치 상승에 매우 긍정적”이라고 판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