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최대 재생에너지 업체인 선에디슨(SunEdison)이 21일(현지시간) 파산보호신청을 했다고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선에디슨은 이날 뉴욕연방법원에 미국 연방파산법 이른바 챕터11에 따른 파산보호 신청을 냈다고 밝혔다.
챕터11은 미국 연방파산법에 따라 채무 상환 일정을 연기하거나 부채를 감면해 기업을 정상화시키는 일종의 회생 절차다. 이날 파산보호를 신청한 선에디슨과 계열사의 부채는 총 161억 달러(약 18조3340억원). 자산은 207억 달러였다. 다만 선에디슨의 계열사인 테라폼파워(TFP)와 테러폼글로벌(TFG)은 파산보호 신청 대상에서 제외됐다.
이날 아마드 차틸라 선에디슨 최고경영자(CEO)는 성명을 내고 “당장 유동성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이번 결정이 매우 어려웠지만 중요했다”면서 “비핵심 자산을 매각하고 우리의 기술적·지적재산의 가치를 최대한 활용할 수 있는 다른 모든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선에디슨은 지난해 여름까지만 해도 업계에서 가장 촉망받는 기업이었다. 지난해 차틸라 CEO가 회사의 시가총액 목표가 4000억 달러라고 밝힐 정도였다. 그가 제시한 시총 4000억 달러는 사실상 세계 최대 에너지업체인 엑손모빌과 어깨를 나란히 하는 기업으로 발돋움하겠다는 포부였다.
선에디슨은 최근 2년간 무리한 확장으로 부채가 눈덩이처럼 불어났다. 남극을 빼고는 모든 대륙의 관련 기업을 사들였다는 평이 나올 정도였다. 특히 지난해 주택 지붕용 태양광판 제조업체 비빈트솔라를 22억 달러에 인수하는 방안을 추진하면서 투자자들의 의구심이 커지게 됐다고 FT는 전했다. 대규모 발전소 중심인 선에디슨의 사업 성격과 맞지 않은 M&A라는 지적이 나왔기 때문. 결국 양사의 인수·합병(M&A) 합의는 지난달 무산됐다.
이번 파산보호신청은 미국을 넘어 그간 선에디슨이 전 세계에서 사들인 기업들에 상당한 영향을 줄 것으로 전망된다. 다만 일부 재생에너지 분야 투자자들은 업계의 구조적 문제를 야기시키지는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FT는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