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누리당 이한구 공천관리위원장이 취임 한 달여 만에 위기를 정면돌파로 맞서고 있다.
앞서 이 위원장은 지난달 4일 취임 일성으로 "상향식 공천제라고 국민의 뜻이 제대로 반영된다는 보장도 없다"면서 김 대표가 주장한 상향식 공천에 반대 의사를 밝혔다. 또, 기회가 있을 때마다 '현역 물갈이론'을 내세우며 논란의 중심에 섰다.
특히 1차 공천심사 결과 명단이 발표된 이후 최고위원회의에 보고하면서 공천관리위의 독립성을 주장하기도 했다. 그는 "더 이상 여기에 나오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당내 일각에서는 "안하무인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기도 했다.
이 위원장은 특히 김 대표의 만류에도 1차 공천심사 결과 명단의 최고위원회 추인을 받아내면서 돌파력을 과시했다는 평가다.
그러나 이 위원장의 행보에 비박계에서는 불만이 누적됐고, 결국 총선을 30여 일 앞두고 갈등이 폭발했다. 비박계 공관위원인 황진하 사무총장과 홍문표 제1사무부총장이 이 위원장을 향해 '독선적'이라고 직격탄을 날리며 회의 잠정 불참을 선언한 것이다.
여기에 이 위원장과 현기환 청와대 정무수석과의 접촉설까지 불거지면서 내홍은 더욱 확대된 양상이다.
실제로 황 사무총장은 11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위원장이 독불장군"이라면서 "사조직이 아닌데 공당의 공천관리 업무가 독선적으로 하면 안된다"고 지적한 뒤 "계속 그렇게 한다면 사퇴를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이 위원장은 비박계의 보이콧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이날 62곳의 제3차 공천 심사 결과 발표를 강행하면서 사실상 정면돌파라는 승부수를 띄웠다.
그는 특히 "워낙 급한 상황이기 때문에 두 분이 참석하지 않아도 심사는 계속한다"며 김무성 대표 측 위원이 공관위에 참석하지 않더라도 공천 심사와 발표를 이어간다는 방침을 분명히 밝혔다.
이에 양측간의 갈등 수위가 당분간 확대일로를 걸을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실제로 이날 공천 결과 발표 후 공관위 회의장 앞에서 만난 이 위원장과 홍 부총장은 취재진 앞에서 가시 돋힌 설전을 벌이기도 했다.
그러나 4·13 총선을 코앞에 두고 공천 문제로 당이 파국을 맞아서는 안 된다는 목소리도 큰 상황이다. 머지않아 '봉합' 국면에 접어들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원유철 원내대표는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지금 위원장 사퇴를 거론할 시기는 아니다"면서 "(공천 심사가) 한창인데 문제가 있으면 풀어야지, 시간도 없는데 지금 위원장 사퇴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