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도급 업체와의 거래 비용을 부풀리는 수법으로 비자금을 조성해 로비자금으로 사용한 KT&G 협력업체 전직 대표에게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검사 김석우)는 횡령과 사기, 배임수재 등의 혐의로 광고대행사 J사 전 사장 박모 씨 등 4명에 대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7일 밝혔다.
검찰은 박 씨로부터 수십억 원대의 비자금을 조성하고 그 중 일부를 광고주들에게 로비하는 데 사용했다는 진술을 받아낸 것으로 전해졌다. 검찰은 KT&G 본사 마케팅 부서 팀장 김모 씨에 대해서도 J사로부터 억대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를 포착해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검찰은 지난달 16일 김 씨의 사무실과 J사 등 업체 10여곳을 압수수색하고 비자금 조성 사실을 수사해왔다.
검찰은 지난 1월 민영진(57) 전 사장을 배임수재와 뇌물공여 혐의로 구속기소했다. 민 전 사장은 2009년~ 2012년 회사 직원이던 이모(61ㆍ구속기소) 전 부사장으로부터 인사청탁과 함께 현금 4000만원을, 협력업체 2곳으로부터 납품 편의 대가로 6000만원을 수수한 혐의를 받고 있다.
민 전 사장은 이명박 정부 때인 2010년 2월 KT&G 사장에 취임했고, 검찰이 비자금 의혹 수사에 나선 지난해 7월 사의를 표명하고 자리에서 물러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