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에서 금품을 받은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박지원(74) 무소속 의원이 대법원에서 사실상 무죄 취지의 판결을 받았다.
대법원 3부(주심 김용덕 대법관)는 18일 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기소된 박 의원에 대한 상고심에서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 추징금 3000만원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고법으로 돌려 보냈다.
공직선거법에 따르면 징역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한다. 박 의원은 이번 대법원 결과로 확정 판결을 받을 때까지 의원 활동을 보장받은 만큼 오는 4월에 예정된 총선에도 출마할 수 있다.
재판부는 "금품을 제공한 오모 씨 진술의 신빙성에 대해 1심이 제기한 의심이 합리적"이라며 "2심이 오 씨의 진술을 믿을만하다고 본 사정들만으로는 합리적인 의심을 해소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다.
1심은 금품을 건넨 이들의 진술이 합리성과 객관적 상당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박 의원에 대해 무죄를 선고했다. 하지만 2심은 현장검증과 함께 채택된 증거들을 종합해 금품을 건넨 이들의 말에 신빙성이 있다고 보고 집행유예를 선고했다.
박 의원은 이날 선고 직후 "3년 반 동안 검찰의 무리한 수사로 고통받았다. 사법부께 감사드린다"며 "총선에 출마해 목포시민들의 심판을 받겠다"고 말했다.
박 의원은 2008년부터 2011년까지 솔로몬저축은행, 보해저축은행 등으로부터 검찰수사 무마 청탁과 함께 총 8000여만원의 금품을 받은 혐의로 2012년 9월 불구속 기소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