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생명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의 지분을 전량 매입해 최대주주에 오른다. 금융권에는 삼성그룹의 금융지주회사 설립을 위한 수순이 아니냐는 해석이 나온다.
삼성생명은 28일 오후 정기이사회를 열어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 4300여만주(37.45%)를 매입하는 안건을 의결했다고 밝혔다. 삼성생명이 지난해 12월부터 운영해온 삼성카드 지분인수 태스크포스(TF)도 이날 해산한 것으로 알려졌다.
삼성생명은 지난해 9월 기준 삼성카드의 지분 34.41%(3986만5836주)를 보유해 삼성전자에 이어 2대 주주다. 삼성생명은 이번 결정으로 삼성전자가 보유한 삼성카드의 지분을 더해 지분율은 71.86%로 높아진다.
금융권은 삼성생명의 삼성카드 지분 인수는 삼성그룹이 2013년 9월부터 숨 가쁘게 진행해온 사업 재편과 무관하지 않은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그룹은 지난 2년여간 계열사 통폐합을 진행하며 사업구조를 뜯어 고쳤다. 이로써 복잡하게 얽혀 있던 삼성그룹의 순환출자 고리는 ‘삼성물산→삼성생명·삼성전자’로 간단해졌다.
특히 삼성생명은 지난 2013년부터 삼성전기와 삼성물산, 삼성중공업이 보유한 삼성카드 지분을 인수했다. 최근에는 자사를 비롯한 삼성화재, 삼성증권 등의 자사주를 사들여 지분율을 높였다. 이 과정에서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시나리오가 꾸준히 제기됐다.
한편, 삼성생명이 금융지주사로 전환할 경우 금융위원회의 인가를 받아야한다. 금융위는 금융지주사법에 따라 대주주 적격성, 사업계획 타당성, 재무 건정성 등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60일 이내에 결과를 통보하게 된다.
금융위 고위 관계자는 “지주사 형태나 요건에 따라서 절차와 기간이 유동적일 수 있다”고 말했다. 삼성생명의 금융지주사 전환 승인 요청 여부에 대해서는 “받은 바 없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