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주 많은 원숭이띠 경영자가 가장 눈에 띄게 포진한 곳은 작년 가장 큰 변화를 겪은 하나금융이다.
하나은행은 외환은행과의 조기 합병에 성공해 작년 9월 KEB하나은행으로 출범했다. 하나금융지주가 2012년 2월 외환은행을 인수한 후 3년 7개월 만이다. 이에 따라 국민·신한·우리은행에 뒤떨어져 ‘만년 4위’ 은행이던 하나은행은 자산규모 약 299조원의 국내 최대 은행인 KEB하나은행으로 등극했다.
2016년 병신년에 더 큰 도약을 준비하는 KEB하나은행에는 4명의 원숭이띠 경영인이 집중 조명을 받고 있다.
우선 김한조(1956년생) 하나금융지주 부회장이다. 그는 그룹의 해외 부분을 총괄하는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 국내는 전임 하나은행장이었던 김병호 부회장이 밀고 있다.
김 부회장은 30년 넘게 외환은행에만 근무한 정통 외환은행맨이다. 지난해 3월 외환캐피털 사장에서 외환은행장으로 발탁된 후 하나은행과의 조기 통합에 반대한 은행 노조를 설득하는 중책을 성공적으로 수행했다.
함영주(1956년생) 초대 KEB하나은행도 원숭이띠다. 특히 그는 기존 은행장들의 경력과 대비돼 화제가 됐다. 함 은행장은 강경상고를 졸업하고 대학에 진학하는 대신 1980년 서울은행에 입행했다. 서울은행은 2002년 하나은행에 인수됐는데 함 은행장은 성골로 여겨지는 하나ㆍ외환 출신이 아니다. 또 그는 영업통이다. 흔히 엘리트 코스라고 여겨지는 은행 본점의 전략 기획업무를 맡아본 적이 없다.
아울러 정해붕(1956년생) 하나카드 사장, 추진호(1956년생) 하나캐피탈 사장도 원숭이띠로 하나금융을 떠받치고 있다.
이 밖에 작년 10월 내정된 김옥찬(1956년생) KB금융지주 사장은 대우증권 인수, 비은행 강화 등 KB 변화의 중심에 설 것으로 전망된다. 2013년 12월 국내 첫 여성 행장이라는 타이틀을 거머쥔 권선주 IBK기업은행장(1956년생)과, 유석하 IBK캐피탈 사장(1956년생) 등도 원숭이띠다. 유 사장은 지난달 1년 연임에 성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