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종규 KB금융지주회장 겸 국민은행장이 계열사 첫 인사에서 ‘KB 사태’로 물러났던 옛 멤버들을 복귀시켰다. 대우증권 인수 불발 후 계열사에 대한 장악력을 높이기 위한 포석으로 풀이되지만, 내부 승진 수요가 적어지면서 내부 불만은 고조되고 있다.
KB금융지주는 28일 지배구조위원회를 열고 KB손해보험 대표 후보로 양종희(54) KB금융지주 부사장을, KB국민카드 대표 후보로 윤웅원(55) 전 KB금융지주 부사장을 추천했다.
이로써 지난해 KB 사태 당사자들이 KB금융으로 돌아오게 됐다. 앞서 김옥찬 전 부행장은 서울보증 사장을 역임한 뒤 KB금융지주 사장으로 내정됐다. 그는 다음 달 공식 취임한다
양종희 지주 부사장, 윤웅원 전 지주 부사장은 모두 KB금융 내 ‘재무통’으로 불린다.
양 부사장은 핵심 계열사인 국민은행에서 재무부와 개인영업부 등 주력 업무를 담당했다. 지주 경영관리부장으로 자회사 관리까지 맡아 지주와 은행을 종합적으로 담당할 수 있는 인물로 꼽힌다.
‘리틀 윤종규’로 불리는 윤 전 부사장 역시 금융지주와 은행에서 전략과 재무, 경영관리, HR 등 각 분야를 두루 거친 정통 전략ㆍ재무ㆍ기획ㆍ관리 전문가이다.
인사가 단행된 KB손해보험과 KB국민카드는 KB국민은행 다음으로 중요한 계열사다. 주요 계열사에 윤 회장 측근을 내정한 것은 대우증권 인수 무산에 따른 리스크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번 인사에서 주목할 부분은 서금회 출신의 이동이다. 서금회는 박근혜 대통령의 모교인 서강대학교를 졸업한 금융인의 모임을 말한다. 윤 회장이 측근들을 핵심 보직에 재등용하면서 서금회 인사를 순차적으로 배제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KB손해보험 대표였던 김병헌 사장은 서강대 경영학과 76학번으로 서금회 일원이다. LIG손해보험이 KB로 인수되면서 유임됐으나 이번에 연임에 실패했다.
지난 3월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한 박지우 전 국민은행 부행장의 거취에도 이목이 쏠린다. 그는 KB 사태 당시 국민은행 사내이사로, 금융당국으로부터 징계를 받았고, KB국민카드 정보 유출 책임으로 추가 징계를 받은 바 있다.
박 사장 역시 2007년 서금회 창립 당시부터 6년간 서금회 회장을 맡아 KB캐피탈 사장으로 복귀할 당시 외압 논란이 있었다. 그의 임기는 내년 3월로 끝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