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파리 테러의 주범인 수니파 극단주의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가 파리 연쇄테러로 132명의 무고한 시민을 무참히 학살한 것도 모자라 추가 테러 가능성까지 경고했습니다. 다행히 지금까지 추가 테러는 일어나지 않았지만 언제 일어날 지 모르는 테러에 전 세계인이 공포에 떨고 있습니다.
테러 직후 프랑수아 올랑드 프랑스 대통령은 “테러리즘을 뿌리 뽑겠다”며 사실상 IS와의 전쟁을 선포했는데요. 테러 공포가 확산되는 가운데 IS와의 ‘또 다른 전쟁’을 선언한 단체가 등장해 전 세계 네티즌의 관심을 한몸에 받고 있습니다. 바로 해커집단으로 유명한 ‘어나니머스(Anonymous)’입니다.
어나니머스는 파리 테러가 일어난 지 이틀 만인 15일(현지시간) 유튜브와 트위터를 통해 IS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했습니다. 프랑스 파리 테러에 대한 응징에 나서겠다는 겁니다. 이들의 선전포고에 대한 여론은 엇갈립니다. ‘화이트 해커 조직’이라며 이들의 계획을 지지하는가 하면 이들도 범죄집단이기는 마찬가지인데 마치 영웅인 것처럼 인식해서는 안 된다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죠.
어쨌든 이들의 추진력은 인정할만합니다. 전면전을 선포한 지 하루만인 16일 IS 추정 트위터 계정 900여 개를 공개했습니다. 이튿날에는 IS와 연관된 트위터 계정 5500개를 공격했다고 밝혔죠.
그렇다면, 어나니머스의 사이버테러는 IS의 테러 행보를 저지하는 데 ‘효과’가 있을까요? 여기에 대한 전문가들의 의견은 엇갈립니다. IS는 그간의 테러단체들과 달리 점조직으로 활동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이 때문에 자체 정보채널이 갖춰져 있기보다는 텔레그램과 같은 보안성이 뛰어난 메신저와 SNS를 통해 연락을 주고받고 동영상을 유포해 사람들을 선동하고 모금활동을 합니다. 하지만, SNS 차단 공격으로 이들의 활동을 제약하기에는 한계가 있다는 지적입니다. 해당 계정이 차단되면 또 다른 계정을 만들면 되니까요.
그러나 이들이 주요 연락책으로 삼는 SNS ‘왓츠앱’과 ‘텔레그램’의 계정을 차단하거나 IS 조직원과 조력자들의 신상정보들을 빼낸 뒤 이를 온라인에 전면 공개한다면 이야기는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들의 신상정보가 공개되면 이들의 소재를 파악하기도 수월해질테니까요. 하지만 이에 대한 문제가 없는 것은 아닙니다. 텔레그램 등 암호화된 메신저는 현재까지 해킹할 수 없는 것으로 알려졌는데요. 어나니머스가 해킹에 성공한다면 업계는 그야말로 ‘멘붕’에 빠지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이들이 캐낸 정보가 부정확한 경우가 많아 오히려 정보 당국의 활동에 혼선만 줄 수도 있다는 지적도 있습니다.
어나니머스의 잇단 사이버테러에 IS는 텔레그램을 통해 “어나니머스는 ‘멍청이’”라며 “그들이 무엇을 해킹하겠다는 거냐”며 민감하게 반응했는데요. 프랑스 등 서방의 공습에도 눈 하나 꿈쩍도 안 하던 IS가 어나니머스의 해킹 공격에는 대응 매뉴얼을 전파하는 등 긴장하는 것을 보면 어느 정도는 효과가 있는 것도 같습니다만 이 역시도 지켜봐야 할 부분인 것 같습니다.
어쨌든 테러로 인한 무고한 희생자가 더 이상 발생하지 않았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