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일 현대차 주가는 전날보다 1.22% 하락한 16만2000원에 거래를 시작했다. 기아차는 0.38% 상승한 5만3200원에 출발했다. 전날 현대차는 폭스바겐의 대규모 리콜에 따른 반사이익 기대감으로 3.14% 오른 16만4000원에 장을 마친 상태다. 급등세 뒤 차익매물이 시장에 나왔지만 전망은 긍정적이다.
반면 폭스바겐은 전반대 양상 속에서 연일 급락세다. 독일을 포함한 유럽 주요증시는 현지시간으로 22일 큰 폭으로 하락 마감했다. 폭스바겐은 전거래일 18.60% 폭락한데 이어 이날도 19.82% 하락한 106.07유로에 장을 마쳤다. 사건이 불거진 이후 2거래일 동안 시가총액이 35%, 약 250억 유로(약 33조1200억원)나 증발했다.
앞서 현대차 주가는 2012년 4월 27만2500원을 정점으로 하락세를 지속했다. 지난해 한전부지 10조원 인수는 하락세를 더욱 부추겼다. 2개월 전인 7월 8일에는 12만8000원(종가 기준)까지 밀리면서 2010년 7월 이후 5년여만에 가장 낮은 주가를 기록하기도 했다. 기아차 역시 양상이 다르지 않았다.
그러나 이를 저점으로 반등세가 시작됐다. 중국 위안화 쇼크 이후 원달러 환율이 오르면서 환차익에 대한 기대감이 커졌다. 여기에 신형 투싼ix와 아반떼, 스포티지(기아차) 등 주력 모델이 연달아 신차를 선보였다. 정부의 개별소비세 인하까지 맞물리면서 주가는 우상향 곡선을 시작했다.
다양한 호재를 바탕으로 2개월 사이 시가총액은 무려 9조원이 불었다. 전날 종가 기준 현대차의 시가총액은 36조1253억원, 기아차 역시 같은 기간 약 4조원이 증가한 21조4843억원을 기록했다.
이런 상황에 폭스바겐의 배기가스 스캔들은 현대기아차에 고스란히 반사이익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주력시장에서 팔리는 소형차 대부분이 폭스바겐 소형차와 경쟁구도를 갖추고 있다. 디젤 모델 역시 폭스바겐의 제품전략과 맞물려 있다. 폭스바겐을 이탈한 고객이 고스란히 현대·기아차로 옮겨올 수 있다는 이야기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일본 토요타 대규모 리콜사태를 봤을 때 이번 폭스바겐 사태 역시 신뢰도 하락에 따른 판매감소가 예상된다”며 “현대, 기아차도 각국에서 소형차 판매에 강점이 있는 만큼 VW으로부터 이탈된 일부 소비자들의 수혜를 예상해볼 수 있다”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