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르락 내리락… 200조 돌파 아직 = 현대차그룹은 지난 10년간 그룹 시장가치가 큰 폭으로 변동하는 모습을 보였다. 본지가 현대차그룹의 상장사의 시가총액과 비상장사의 직전 사업연도 순자산가치를 합산해 그룹가치를 산출한 결과 지난해 말 현재 135조2241억원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10년 전인 2005년 말 기준 53조8974억원과 비교하면 2.5배가 증가한 금액이다. 그러나 10년간 연도말 기준 그룹가치 변화폭이 매우 큰 경향을 보인 것으로 확인됐다. 연도별로 보면 2006년 40조6334억원으로 전년보다 12조8000억원가량이 감소했다. 이듬해인 2007년 46조683억원으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지만 2008년 30조3216억원으로 큰 폭으로 하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후 2009년 76조3546억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두 배 이상 증가한 후 2010년 126조4447억원, 2011년 146조7475억원, 2012년 147조4384억원, 2013년 157조2146억원으로 5년 연속 큰폭의 성장세를 유지했다. 당시만 해도 그룹 주력 상장사들의 시가총액이 꾸준히 늘면서 2~3년 내 그룹가치 총액이 200조원을 돌파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됐다. 그러나 지난해 135조2241억원으로 전년도 그룹가치 중 22조원가량이 증발해 버렸다. 이는 그룹의 총자산 규모가 지난 10년간 꺾임 없이 증가세를 유지한 것과 비교되는 부분이다.
◇성장성 지표 못 따라가는 그룹가치 = 현대차그룹의 지난 10년간 그룹가치 변화에서 다른 대기업집단과 비교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부분은 그룹가치가 성장성 지표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우선 자산규모 변화를 보면 현대차그룹의 지난 2005년 말 기준 그룹의 총자산(공정자산 기준)은 62조2350억원이다. 이듬해 66조2250억원으로 전년도와 비교해 11.0% 증가했다. 이후에도 현대차그룹의 총자산 증가세는 거침이 없다. 2007년 73조9870억원으로 11.7% 증가했다. 2008년은 17.5% 증가한 86조9450억원을 기록했다. 2009년에는 전년도와 비교해 15.9% 늘어나면서 그룹 최초로 총자산이 100조원을 돌파했다. 2010년과 2011년에는 각각 자산 증가율이 25.6%와 22.0%를 잇따라 기록하면서 2년 새 총자산 규모가 50조원 이상 늘어난 154조6190억원을 그룹 회계장부에 찍었다. 이후 자산증가율이 한 자릿수로 낮아지기는 했지만 매년 평균 8%대를 기록하는 등 지난해 말 기준 194조4093억원으로 200조원 돌파를 눈앞에 뒀다. 올해 들어 6월 말 현재 그룹 최대 주력사인 현대자동차의 개별 기준 자산이 전년도 말과 비교해 2조7000억원이 늘어난 64조원을 넘어섰다. 게다가 기아자동차의 개별 자산도 올 6월 말 기준 32조8500억원 수준으로 전년 말과 비교해 2조5000억원이 증가했다. 두 주력 계열사의 중간 집계 자산 규모 증가 금액이 5조2000억원인 점을 감안하면 올해 말 그룹 자산 규모가 사상 최초로 2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확실시되고 있다.
주요 성장성 지표 중 하나인 매출액 증가율에서도 2009 사업연도와 2013 사업연도를 제외하면 순항 중이다. 연도별 현대차그룹의 매출총액을 보면 2005년 73조6790억원, 2006년 77조5550억원, 2007년 84조3510억원, 2008년 96조3040억원으로 증가세를 유지하다가 2009년 94조6520억원으로 전년 대비 1.7% 소폭 감소했다. 그러나 이듬해 그룹 전체 매출이 100조원을 돌파하면서 129조6430억원을 기록하는 기염을 토해냈다. 2011년에도 전년 대비 20.5%가 늘어난 156조2550억원을 기록했다. 이후 증가세는 둔화됐지만 꾸준히 늘어나면서 지난해 말 현재 165조6310억원을 보였다.
반면 성장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살펴볼 수 있는 순이익 증가율은 큰 폭의 상승과 하락이 적지 않게 나타났다. 2005년 현대차그룹 전체 순이익은 5조7970억원으로 전년 대비 72.3%가 증가했다. 그러나 이듬해 3조7710억원으로 34.9%가 빠지는 모습을 보였다. 2009년에는 매출액은 전년도와 비교해 1.7% 줄었지만 순이익은 92.8% 증가했다. 2010년에도 60.5% 늘어난 13조5400억원으로 단숨에 ‘순이익 10조원대 클럽’에 가입했다. 하지만 2011년 순이익이 12.8% 줄어들면서 꾸준한 모습을 보이고 있던 매출액 증가율과 엇박자를 냈다. 지난해에도 매출액은 전년 대비 4.3% 증가했지만 순이익은 13.9% 감소한 12조6770억원을 보이는 등 성장성 지표 간 엇박자가 다시 나타났다. 경영지표 간 나타난 일부 엇박자는 향후 정의선 호가 그룹가치를 높이기 위한 중요한 숙제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