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는 지난 8월 최초 공개 매각을 추진했으나 유찰된 서울의료원 부지를 일반입찰을 통해 민간 사업자에게 재매각한다고 15일 밝혔다.
시는 내부 검토를 거쳐 첫 입찰과 동일한 조건으로 재매각을 추진하기로 했다. 매각 재산은 토지 2필지(3만1543.9㎡), 건물 9개 동(연면적 2만7743.63㎡) 등이며 예정가격은 약 9725억원이다. 예정가격은 감정평가금액 외 평가수수료, 건물 부가가치세가 포함된 금액이다.
시는 14일 서울의료원 강남분원 재산 공개매각 공고를 내고 15일부터 24일까지 전자입찰방식으로 매각을 진행한다. 낙찰자는 예정가격 이상의 최고 금액 입찰자로 선정한다.
이번에도 초미의 관심사는 지난달 입찰에 응하지 않았던 삼성그룹과 현대자동차그룹의 참여 여부다. 이들 기업이 거론되는 이유는 앞서 서울의료원 부지 주변 땅을 매입한 바 있고, 이 일대 통합개발 가능성이 대두되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은 옛 한국감정원 부지를, 현대차그룹은 한국전력 부지를 각각 매입했다. 특히 두 기업은 작년 한전 부지를 놓고 경쟁했기 때문에 서울의료원 부지 매입도 2파전이 될 것이라는 관측이 여전히 우세하다.
삼성은 2011년 옛 한국감정원 부지(1만여㎡)를 인수해 이와 맞닿은 서울의료원 부지를 인수할 경우 총 4만2000여㎡의 개발이 가능해 인수를 검토했으나 개발 가능성 등에 대해 검토한 결과 지난번 첫 공개매각 때에는 불참 쪽으로 입장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기업은 이번에도 특별히 언급할 사항은 없다는 입장이다.
현대차도 재입찰에 참여할 의사는 아직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번 공개매각 때 매각을 고려했지만 사업 타당성이 없어서 입찰에 참여하지 않았다”면서 “이번에 재입찰이 진행되더라도 입장은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8월 공개매각 때 참여했다가 최종 입찰에서 한발 물러난 삼성생명은 서울의료원 매입에 긍정적 입장을 취하고 있다. 삼성생명 관계자는 “첫 공개매각 때와 마찬가지로 이번 재입찰도 신중히 검토해 볼 계획”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서는 사업타당성 등 회사의 이해관계와 잘 맞아야 기업들이 부지 매각에 뛰어들 수 있지만 가격 부담이 걸림돌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고 있다. 인근 현대차 부지 매입 때 10조원이 넘는 돈이 들어갔기 때문이다. 즉, 입찰 관련 규제들이 완화된다면 사업을 고려하거나 검토했던 기업들이 적극적으로 부지 매입에 나설 가능성도 열려 있다는 뜻이다.
이에 대해 서울시는 “가격 조정은 법적 근거가 없어 시 차원에서 임의로 조정할 수 있는 부분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한편 옛 서울의료원 재매각은 일반입찰 방식의 전자입찰 형태로, 매수를 희망하는 자는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전자자산처분시스템 온비드(www.onbid.co.kr)를 통해 참여할 수 있다. 기간 내 계약 미체결 시 낙찰은 무효가 되고 입찰보증금은 서울시로 귀속된다. 매각 대금은 2회(2015년 45%, 2016년 45%)에 걸쳐 분할납부로 징수할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