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을 방문 중인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수행단이 5일 오후 첫 일정으로 평양산원(여성병원)과 아동병원을 방문했다.
김대중평화센터에 따르면 이 여사와 수행단 18명은 오전 11시 평양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했고 정오께 숙소인 백화원초대소에서 여장을 풀었다.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이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이 여사를 영접한 것으로 전해졌다.
이 여사 일행은 이날 오후 평양산원과 옥류아동병원을 차례로 방문했다. 옥류아동병원은 당초 방북 둘째 날 오후에 방문하기로 돼 있었으나 방문 일자가 하루 앞당겨졌다.
따라서 이 여사와 김정은 북한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의 면담이 성사될 경우 일정이 비게 된 6일 오후가 될 것이라는 관측도 제기됐다.
첫 방문지인 평양산원은 2000년 6월 남북정상회담 때도 이 여사가 방문한 곳이다.
1980년 7월 개원한 평양산원은 출산과 부인병을 치료하는 여성 종합병원이다.
연건평 6만㎡인 13층 건물에 6채의 부속건물, 대형분수가 설치된 '동방식 공원' 등으로 구성돼 있다.
이 산원에는 해산실, 수술실, 애기실, 입원실 등 2천여개의 크고 작은 방과 1천5백여개의 병상이 마련돼 있다. 진료과목으로는 산과, 부인과, 갓난애기과, 내과, 비뇨기과, 구강과, 구급과, 안과, 이비인후과, 렌트겐과, 물리치료과, 실험검사과, 기능진단과 등이 있다.
이 여사가 방문한 아동병원은 2013년 10월 김정은 제1위원장이 완공을 앞두고 현장시찰한 곳으로, 김 제1위원장이 직접 '옥류아동병원'으로 명명했다.
옥류아동병원은 연면적 3만2천800여㎡, 6층 규모로, 최신식 의료설비들이 갖춰진 각종 치료실과 처치실, 수술실, 수십 개의 입원실은 물론 어린이 환자들을 위한 교실과 놀이장, 휴식장을 갖추고 있다고 당시 조선중앙통신이 보도했다.
이 여사 일행은 이날 저녁 북한 아태평양위가 백화원초대소에서 주최하는 환영 만찬에도 참석할 예정이다.
환영 만찬에는 공항에서 이 여사를 영접한 맹 부위원장을 비롯한 북측의 주요 인사가 참석할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이 여사는 이날 오전 10시께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전세기를 이용해 서해 직항로로 평양으로 출발했다.
방북 직전 이 여사는 새정치민주연합 박지원 의원과 한국공항공사 김석기 사장 등의 환송을 받으며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기를 희망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 여사와 함께 방북하는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은 이날 김포공항 귀빈주차장에서 기자회견을 하고 "이 여사는 '우리 민족이 분단 70년의 아픔과 상처를 치유하고 6·15 정신으로 화해하고 협력해 사랑하고 평화롭게 서로 왕래하면서 사는 민족이 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평양을 간다'고 했다"고 밝혔다.
이 여사는 방북 둘째 날 오전 평양 소재 애육원(고아원)을 방문하고, 셋째 날에는 묘향산 관광을 한 뒤 오는 8일 돌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