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신동주 전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은 니혼게이자이와의 인터뷰에서 “신격호 롯데 총괄회장이 일관되게 그 사람(차남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 등)을 추방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
신 전 부회장은 신 총괄회장이 지난 27일 일본 롯데홀딩스에서 직접 신 회장을 포함해 이사 6명을 해임한 일에 대해서도 “내가 억지로 아버지를 모시고 간 것은 아니다. 그건 불가능한 일이다”며 “신동빈이 (아버지 말을) 듣지 않기 때문에 일본까지 가서 말하려 한 것”이라고 덧붙였다.
신 부회장의 말대로라면 그동안 94세의 나이에 말과 거동이 불편한 아버지를 무리하게 데리고 갔다는 롯데그룹측의 발표 내용과는 상반되는 것이다.
신 부회장은 이날 인터뷰에서 지난해부터 올해까지 자신의 해임과 다시 경영권을 회복하려 아버지를 설득하게 된 사연까지 상세하게 털어놨다.
그는 지난 1월 일본롯데홀딩스 부회장직에서 해임된 것에 대해 “내가 진행했던 투자 안건이 예산을 초과하는 등 회사에 손해를 줬는데 신 회장과 쓰쿠다 다카유키 대표가 왜곡된 정보를 아버지께 전달해 내가 영구추방에 가까운 상태였다”고 말했다. 신 회장이 악의적으로 보고해 자신이 해임됐다는 요지다.
그후 신 전 부회장은 “쓰쿠타 대표이사 등의 말이 옳지 않다는 것을 전하기 위해 노력했다”며 “일주일에 1~2번씩 만나서 말씀을 드렸다”고 밝혔다.
이후 신동주 부회장이 공세로 전환했다. 신 전 부회장은 “7월에 상황이 바뀌었다. 아버지는 3일 쓰쿠다 대표이사 등 9명의 이사에 대해 본인이 직접 해임을 지시했다”며 “그런데도 쓰쿠다 대표이사는 그 다음 주 평소처럼 출근했다”고 말해다.
그러면서 그는 “신동빈 회장도 중국 사업 등을 비롯해 한국 롯데 실적을 아버지께 제대로 보고하지 않았다. 신동빈이 한일 경영을 모두 한다는 기사가 나왔지만 아버지는 전혀 알지 못했고 무시당한 것에 분노한 아버가 직접 일본을 방문했다”고 강조했다.
주주총회와 관련한 입장도 밝혔다.
신 전 회장은 “주총에서는 이사 교체를 건의할 것”이라며 “롯데홀딩스의 의결권은 아버지가 대표자산관리회사(광윤사) 지분 33%를 갖고 있고, 내 의결권은 2%에 못미치지만 직원 지주회 의결권 32%를 합치면 전체의 3분의 2가 된다”고 주장했다.
신동빈 회장의 의결권에 대해서는 “롯데홀딩스나 광윤사 모두 나보다 적다”며 그의 과반 확보에 대해 일축했다.
신동주 전 부회장이 일본 언론을 통해 입을 열면서 자신의 해임과 27~28일 벌어진 일련의 해임사태를 설명하는 단초가 마련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재계에서는 신 총괄회장의 급작스런 일본행이 지난해 연말 이후 최근까지 신 회장 위주로 진행돼던 롯데그룹 후계구도 정리 방향과 맞지 않다면서 의문을 제기했다. 이 때문에 신 총괄회장이 고령으로 인해 상황 판단이 흐려진 것 아니냐는 지적이 해임 사태 이후 꾸준히 불거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