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소기업청의 중소기업 핵심인력 장기재직 지원프로그램인 ‘희망엔지니어적금’이 출범 2년여 만에 사라진다. 사업 자체는 사라지지만 처음으로 장기재직 핵심인력들에게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방식을 선보였고, 최근엔 중견기업들의 가입 숫자가 크게 증가하는 등의 소기의 성과를 거뒀다는 평가다.
7일 중기청에 따르면 지난달 30일까지 제3기 사업 접수를 마감한 희망엔지니어적금 가입 기업과 근로자는 각각 179개사, 374명으로 집계됐다.
이번 3기 사업 접수를 마지막으로 희망엔지니어적금은 없어진다. 비슷한 성격의 핵심인력 성과보상공제사업인 '내일채움공제'에 흡수 통합돼서다. 지난 1, 2기와 달리 3기부터 중견기업 전용으로 성격을 달리했지만 전체적인 사업 구조가 비슷했던 탓에 희망엔지니어적금은 출범 2년여 만에 사라지게 됐다.
2013년 1월 출범한 희망엔지니어적금은 중소·중견기업의 기술 인력이 5년 이상 장기근로를 조건으로 같은 규모로 적금을 부으면 만기 시 원리금 전액이 해당 인력들에게 돌아가는 사업이다. 민간은행과 정부가 함께 진행하는 대표적 민·관 협력 중소·중견기업 지원 사업으로 꼽힌다. 내일채움공제가 나오면서 3기부터는 중견기업용으로 대상을 좁혀 운용돼 왔다.
중기청에 따르면 희망엔지니어적금은 1기 727개사ㆍ1583명(가입 기업ㆍ가입 근로자), 2기 297개사ㆍ819명 등의 가입 실적이 감소해왔다. 이에 중기청 내부적으로 한때 2기 사업을 마지막으로 폐지하려는 움직임도 있었지만 3기까지 진행됐다. 민관협력 사업이다보니 다소 사업 운용에 힘든 점도 있던데다, 비슷한 콘셉트의 내일채움공제가 출범하면서 입지가 좁아졌던 탓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2기 때부터 가입 실적이 줄은 것은 당시 내일채움공제 출범 소식이 나오면서 기업체들이 가입을 꺼렸던 것이 이유"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희망엔지니어적금은 나름대로 소기의 성과를 달성한 것으로 평가된다. 중소ㆍ중견기업들의 큰 애로사항이었던 핵심인력 확보를 위해 기업과 매칭해 적금 형태의 목돈,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새로운 방식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현재 가입자 5000명을 넘어선 내일채움공제 출범에도 큰 역할을 한 셈이다.
특히 보수적인 중견기업들의 움직임도 소수나마 이끌어냈다는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고 있다. 실제 1기부터 3기까지 중견기업 가입 실적을 보면 1기 8개사ㆍ41명, 2기 13개사ㆍ235명, 3기 179개사ㆍ374명 등으로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기청 관계자는 "중견기업들의 인력확보 지원을 새로운 방식으로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의가 있다"면서 "향후 내일채움공제와 통합을 위해 올해 정기국회를 목표로 '중견기업특별법' 개정을 준비하고 있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