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연금이 SK와 SK C&C 합병에 반대 목소리를 내자 삼성물산 주가가 덩달아 상승했다.
24일 삼성물산은 전일대비 4.03%(2700원) 오른 6만97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반면 제일모직은 3.86%(7000원) 내린 17만4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와 SK C&C는 각각 0.51%, 2% 하락했다.
이날 국민연금은 외부 전문가들로 구성된 주식 의결권행사 전문위원회에서 오는 26일에 열리는 SK 임시 주주총회에서 SK C&C와 SK의 합병 건에 대해 반대하기로 결정했다.
국민연금은 “합병의 취지와 목적에 대해서는 공감하지만 합병비율, 자사주 소각 시점 등을 고려할 때 SK 주주가치를 훼손할 우려가 있다”고 합병 반대 취지를 밝혔다.
SK와 SK C&C가 정한 합병 비율은 1 대 0.73이다. 국민연금 의결위는 이번 합병 비율이 SK C&C 지분을 43.45% 보유한 최태원 SK그룹 회장 일가에 유리하게 책정됐다고 판단했다.
이에 국민연금이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 대해서도 반대 의결권을 행사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면서 제일모직 주가가 급락세로 전환했다.
삼성물산과 제일모직 합병에서 삼성물산 지분가치가 지나치게 저평가 됐다는 지적이 나오는 만큼 이날 오전까지 약세를 보이던 삼성물산 주가가 강세로 바뀌었다.
SK와 SK C&C는 최대주주 등 특수관계인 지분율이 각각 31.87%, 49.35%에 달해 국민연금의 반대 입장이 큰 영향력을 지니지 않을 것으로 보이지만 삼성물산의 경우 사정이 조금 다르다.
삼성물산 주주명부 폐쇄 기간 마지막 날인 지난 16일을 기준으로 국민연금은 10.15%의 지분을 가지고 있다. 삼성그룹 특수관계인과 ‘우군’ KCC의 지분 합계가 약 20% 수준이며 이번 합병에 반기를 든 엘리엇 매니지먼트 7.12%를 포함해 외국인 지분율은 33.61%에 달한다.
합병 등 특별결의 사항이 주주총회를 통과하려면 참석지분의 3분의 2 이상, 전체 지분 3분의 1 이상의 동의를 얻어야 하는 만큼 국민연금의 목소리에 힘이 실릴 전망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