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한 일본 언론이 메르스(MERSㆍ중동호흡기증후군) 바이러스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타조알을 사용해 대량 정제하는 데에 성공, 한국과 미국엔 이미 배포해 스프레이 방식의 약품으로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고 보도하면서 그 진위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메르스 사태가 아직까지 진정되지 않은 상황에서 이 같은 보도가 나오자 메르스 확산을 막을 수도 있다는 기대감도 나타났지만, 정부는 이 제품에 대한 허가가 요청된 적이 없다며 신중한 입장을 보였다.
일본 산케이신문에 따르면 교토부립대 대학원의 쓰카모토 야스히로 교수팀이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강하게 결합하는 항체를 타조알을 사용해 대량 정제하는 데에 성공, 공동으로 연구를 진행한 미국육군감염증의학연구소에서 현재 부작용 등을 검증 중이다. 특히 이 항체가 한국과 미국엔 이미 배포, 스프레이 방식의 약품으로 대량 생산에 들어갔다고 산케이신문은 보도했다.
아직 치료제로 허가가 나지 않아 인체에 직접 투여할 수는 없지만, 항체를 이용한 스프레이 방식의 약품은 마스크나 문 손잡이ㆍ손 등에 뿌리면 감염이 예방된다는 게 연구진의 설명이다. 산케이신문은 특히 이 항체가 이미 대량 생산에 들어갔기 때문에, 의료업계 종사자나 한국과 일본의 공항에 조만간 배포될 예정이라고 전했다.
이에 대해 식품의약품안전처는 메르스 타조 항체가 담긴 스프레이 제품의 예방 효과를 어느 정도 인정하면서도, 이 제품은 의약품으로 규정되는 만큼 식약처의 허가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식약처 관계자는 “스프레이 형태는 예방효과를 어느 정도 볼 수 있는데, 그렇게 되면 이 스프레이는 의약품으로 규정돼 반드시 식약처의 허가가 필요하다”면서 “현재까지는 검사 요청이 들어온 케이스는 없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조사 결과, 현재 타조 항체가 뿌려진 마스크는 의약품이 아니라 별도 허가 없이 상용화가 가능한 국내 공산품 마스크에 뿌려져서 들여온 것으로 보고 있다”며 “항원과 항체는 액체형태로만 만나야 반응을 하기 때문에 이 마스크는 이렇다할 효과를 낼 수 없다”고 덧붙였다.
한 제약업계 관계자도 “해외에서 메르스 치료제 또는 백신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고 하더라도, 이를 국내로 들여오기 위해선 임상시험 등을 거친 후에 반드시 정부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며 “메르스 치료를 위한 여러가지 방법이 강구되고 있지만, 단시일 내에 백신이나 치료제가 등장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타조알항체 마스크는 일본 특수 마스크 제조기업인 크로시드라는 회사에서 생산하고 있다. 국내에선 트라메이드라는 회사가 이 마스크를 독점 수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