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시전문가들은 이번 모의고사가 대체적으로 쉽게 출제됐다고 분석했다. 1교시 국어영역은 A·B형 모두 지난해 수능 및 6월 모의고사보다 쉽게 출제됐으며, 2교시 수학영역 A·B형도 평이한 난이도를 보였다.
3교시 영어영역의 경우 일부 EBS 연계문제의 지문이 변형돼 출제되면서 지난해보다 난이도가 높을 수 있었으나, 지문의 난이도 자체가 높지 않아 체감난이도 역시 그리 높지 않았던 것으로 분석됐다.
이와 같이 '쉬운 수능 기조'가 6월 모의고사에서 재확인되면서 올해도 지난해와 같은 '물수능' 논란이 불거질지 모른다는 우려가 제기된다.
비상교육 이치우 입시평가연구실장은 "6월 모의고사로 미뤄볼 때 올해 수능의 변별력이 없을 가능성이 높다"면서 "전반적인 수능 시험 기조 자체가 쉬운 수능을 표방하고 있게 때문에 시험 자체가 쉬워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진학사 김희동 입시전략연구소장은 "(평가원이)쉬운 수능 기조를 유지하기 위해 6월 모의고사에서 시험을 해 본 거라고 생각된다"며 "교육당국이 수능 자체를 절대평가 쪽으로 가려고 하기 때문에 올해 수능이 지난해보다 더 어려워지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수능이 쉽게 출제될 경우 중위권 학생들은 유리할 수 있으나, 최상위권 학생들의 경우 단 한 문제의 실수가 용납되지 않기 때문에 부담감이 가중된다.
김희동 소장은 "쉬운 수능 기조에서는 당연히 1등급 수험생들이 불리할 수 밖에 없지만 전체 수험생을 놓고 봤을 때 이득을 보는 수험생이 더 많다"면서도 "시험 자체는 어느정도 변별력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치우 연구실장은 "모의고사가 쉽게 출제돼 수험생들에게 동기부여를 하려는 평가원의 의도는 알겠지만 최고난도 문항이 3~4개 정도는 출제돼야 상위권 수험생들이 빠지는 '복불복'의 함정을 피할 수 있다"고 밝혔다.
입시전문가들은 6월 모의고사가 '수능 미리보기'의 성격을 띠지만, 결과에 일희일비하기보다는 실전을 위한 중요한 점검 기회로 삼는 것이 좋다고 입을 모았다.
이 연구실장은 "6월 모의고사는 재학생과 졸업생이 동시에 치르는 시험이기 때문에 공부를 더 많이 한 졸업생이 유리한 구조"라며 "수험생들은 이번 시험을 통해 앞으로 공부해야할 방향을 잡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조언했다.
김 소장은 "점수보다는 진단시험이란 개념으로 접근해 자기가 부족했던 부분을 잘 파악해서 9월 모의고사에 대비하기 바란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