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금융그룹 노무라는 지난달 29일 보고서를 통해 엔저 등으로 인해 한국 수출 감소세가 한층 심해짐에 따라 한국은행이 오는 11일 열리는 금융통화위원회 본회의에서 현 1.75%의 기준금리를 추가로 인하하리라 전망했다.
실제로 원·엔 재정환율은 작년 5월 29일 100엔당 1000.89원에서 지난달 28일 현재 896.59원으로 하락하면서 엔화 대비 원화 가치는 지난 1년간 11.63% 급등했다. 특히 일본은 우리나라와 수출 경합도가 높아 엔화가 절하되면 한국 수출품의 가격경쟁력은 하락하게 된다.
이러한 엔저와 양대 수출 시장인 중국·미국의 경기 둔화 등으로 한국경제의 ‘버팀목’ 수출은 직격탄을 맞았다. 우리나라의 올 5월 현재 수출은 전년 같은 달보다 10.9% 하락, 올해 들어 갈수록 감소폭이 커지고 있다.
대신증권도 이달 기준금리가 내릴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박형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일본과의 환율 전쟁에서 주도권을 잡으려면 한국 통화 당국의 정책 대응이 수반되는 것이 반드시 필요하다”며 “6월 중 한은이 금리 인하를 단행할지에 대해서는 논란이 있을 수 있으나 가능성이 크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달 금리가 인하된다면 원화 약세의 긍정적 효과가 극대화되며 수출에 긍정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봤다.
실물 경기지표가 다시 꼬꾸라진 것도 기준금리 인하론에 힘을 싣고 있다. 올 4월 현재 산업생산은 전월보다 0.3% 감소했다. 지난 1월 1.9% 떨어졌다가 2월 2.2% 반등했으나 3월(-0.5%)에 이어 두달째 하락세를 이어갔다.
기업들의 체감경기도 수출부진의 영향으로 4개월 만에 꺾였다. 한은에 따르면 5월 기업경기실사지수(BSI)는 75로 전달보다 5포인트 떨어졌다. 그동안 지지부진한 경기상황 속에서도 작년 말부터 기업 체감경기는 저유가로 개선 흐름을 보여왔으나 이달에 다시 주저앉았다.
하지만 기준금리를 하향 조정하는 것을 어렵게 하는 요인도 만만치 않다. 미국의 정책금리 정상화 시점이 가까워지는 상황에서 신흥국인 우리나라는 금리인하를 단행하는 것이 부담으로 작용한다. 또 무엇보다 가계빚이 가파른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