핀란드 통신장비업체인 노키아가 프랑스 통신장비업체인 알카텔-루슨트를 인수한다고 공식발표하면서 세계 통신정보시장에 거대 공룡이 탄생했습니다. 사실 노키아는 1865년 종이를 만드는 제지회사에서 출발했습니다. 이후 케이블회사와 고무회사 합병을 통해 전자회사로 변신했고 이후 휴대폰을 제작하며 세계 최대의 휴대전화 제조회사로 거듭났습니다. 그러던 중 삼성전자, 애플, 샤오미 등이 세계 시장을 장악하며 2013년 노키아는 마이크로소프트(MS)에 모바일 사업부를 매각하고 대대적인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이후 노키아는 통신장비 부분에 집중하며 재도약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노키아의 이번 인수ㆍ합병(M&A) 배경에는 지난 2013년 노키아 인수계획을 내비쳤던‘세계 특허왕’화웨이의 무서운 성장이 한 몫한 것으로 보입니다.
지난달 유엔 산하 세계지식재산기구(WIPO)가 발표한 ‘2014년 잠정 출원통계 자료’에 따르면 중국 최대 통신사인 화웨이가 3442건의 특허를 출원해 세계 최다 특허 출원기업에 오른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또 지난해 화웨이의 순이익이 279억 위안(약 4조9003억원)에 달하며 전년 동기 대비 32.7%의 놀라운 성장을 보였습니다. 이는 지난해까지 세계 1위를 자랑했던 스웨덴 에릭슨의 순이익보다 3억 위안 많은 수치입니다.
결과적으로 인수계획은 물거품으로 돌아갔지만, 한때 세계 모바일 제조업 강자였던 노키아로서는 좀 자존심이 상하지 않았을까 합니다.
노키아가 이번 M&A를 통해 몸집을 불려 세계 통신장비 업계 2위로 뛰어올랐지만 화웨이와의 대결은 피할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제지회사에서 통신장비회사로 파란만장한 길을 걸어온 노키아, 이제는 덜컹거림이 없는 평온한 길을 걷기를 응원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