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들은 30대 연령층이 수입차를 선택하는 이유를 ‘국내 경제의 구조적인 특성’과 ‘사회적 인식 변화’ 등 크게 두 가지로 꼽았다.
김기찬 가톨릭대 교수는 30대가 수입차에 집착하는 이유에 대해 “경제 관념의 변화”라고 말했다. 김 교수는 “사람들이 과거 부의 상징으로 여겼던 부동산에 대해 더 이상 관심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 “부동산을 통해 재산을 불리기 힘든 만큼 집 대신 수입차에 관심을 쏟는 것”이라고 진단했다.
더불어 김 교수는 30대 젊은층이 남들과 다른 차별성을 자동차를 통해 표출하려는 경향이 뚜렷해지고 있는 점도 수입차 구매 확대의 원인 중 하나로 분석했다. 그는 “30대의 젊은 고소득층이 대중적인 브랜드인 국산차 대신 개성을 표현할 수 있는 수입차를 선택하고 있다”면서 “국내 자동차 업체들이 다양한 차종을 내놓지 않으면 수입차의 점유율은 점점 더 높아질 것”이라고 진단했다.
윤대성 수입차협회 전무는 주거비용의 여유 자금이 수입차에 몰리면서 30대의 구매가 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 전무는 “우리나라 30대의 경우 부모님이 전세값을 대주거나 집을 장만해주는 경우가 많아 주거비용인 ‘리빙코스트’에 들어가는 돈이 외국에 비해 적다”며 “독일의 30대의 경우 리빙코스트로 30% 가량 쓰는 반면 우리나라 30대는 10% 밖에 되지 않아 자금적으로 20%의 여력이 있어 상대적으로 수입차에 투입할 수 있는 비용이 크다”고 말했다.
윤 전무는 이어 사회적인 인식 변화도 30대의 수입차 구매 확대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우리나라 사람들은 수입차를 함께 타면서 경제적, 심리적으로 해당 그룹에 편승하려는 성향이 강하다”고 진단했다. 이어 “과거에는 수입차를 타면 매국노라고 비난했는데 지금은 그런 부정적 인식이 없어진 점도 수입차 증가에 기여했다”고 덧붙였다.
국산차와 수입차 제조사간 판매 전략의 차이가 수입차 수요 증가의 원인 중 하나라는 해석도 나왔다.
이항구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수입차의 경우 모델이 다양하고 가격도 하락세여서 소비자가 취사 선택할 수있는 폭이 넓다”며 “상대적으로 국내 시장에서 지금까지 독점 체제를 유지화왔던 국내 업체들의 인지도가 썩 좋지 않은 점도 수입차에게는 긍정적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말했다.
이 선임 연구원은 또 “이런 상화에서 FTA에 환율 하락 등으로 수입차 가격도 싸지고 모델도 다양해지니 소비자가 수입차에 눈을 돌리고 있다”며 “수입차가 계속 들어올 수 있는 모델이 아주 많은 것도 성장 요인이다. 폭스바겐만 해도 현대차보다 모델이 7배는 많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과거에는 돈 있는 사람이 수입차 샀는데 지금은 값도 많이 내렸다”며 “특히 젊은 층에서 집은 못 사도 좋은 차는 사자는 분위기가 조성되면서 수입차 수요도 크게 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