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기금이 1조원에 육박하는 순매수세를 이어가는 동안 외국인은 3000억원 이상을 팔았다. 두 주체는 지난해 상반기부터 정반대 양상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3일 금융투자업계와 한국거래소, 유안타증권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을 포함한 주요 연기금은 전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893억 원의 순매수세를 기록했다. 7거래일 연속 매수세다.
연기금의 공격적인 매수세는 지난달 말부터 시작됐다. 전달 26일 1014억원, 27일 1502억원, 28일에는 2177억원을 사들였다. 이어 28일에는 단 하루 만에 3157억원의 주식을 사들였다. 3000억원 이상 순매수는 2011년 8월 이후 약 3년 6개월만이다.
이 기간 연기금이 사들인 주식은 9100억원을 넘는다. 같은 기간 외국인은 3243억원을 매도해 정반대 양상을 보였다.
연기금이 관심을 보인 업종은 건설과 물류 관련주. 1월 한 달 동안 부동산 활성화 정책에 따른 건설 수혜주, 유가 하락에 따른 항공 물류 수혜주를 집중적으로 매수한 것으로 분석된다.
연기금을 포함한 기관이 매수를 이어가는 동안 외국인은 국내 주식시장에서 빠져나갔다.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면서 신흥국으로 자금이 몰리고 있기 때문이다. 애플 수혜를 입고 있는 대만, 정책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인도 등이 주목을 받고 있는 양상이다.
김후정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지난해)9월 이후 기관과 외국인의 매매동향을 살펴보면 한쪽 면에 물감을 칠해 반으로 덮어서 무늬를 만드는 데칼코마니가 연상된다”며 “매년 35조원이 늘어나는 국민연금의 자신증가분을 감안하면 올 한해 주식시장에 약 7조원이 투자될 것”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