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엔씨소프트에 대한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3대 주주인 국민연금에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그동안 지속적으로 의결권 강화를 시도해왔던 국민연금이 이번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어떤 입장을 취할지에 이목이 쏠리고 있는 것이다.
27일 넥슨은 공시를 통해 엔씨소프트에 대한 지분 보유 목적을 기존 ‘단순 투자’에서 ‘경영 참여’로 바꾼다고 밝혔다.
넥슨 측은 양사간의 협업 구조를 보다 긴밀하게 만들기 위해 경영 참여로 공시를 바꾼 것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그러나 엔씨소프트는 공시 이후 입장 자료에서 '단순 투자 목적'이라는 공시를 불과 3개월만에 뒤집은 결과로 넥슨재팬 스스로가 시장에 대한 신뢰를 저버린 것이라고 반발하고 나섰다.
본격적인 경영권 분쟁이 발발한 것이다. 선전포고에 나선 넥슨에 대해 엔씨소프트 김 대표가 가할 수 있는 반격은 의결권이 없는 자사주를 우호세력에게 넘기는 것과 풍부한 현금 보유력을 바탕으로 넥슨의 주식을 되사는 것이다. 하지만 이미 경영참여를 선언한 넥슨이 주식을 되팔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그렇다면 김 대표로서는 자사주 매각을 통한 우호지분 확보에 나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현재 엔씨소프트가 보유한 자사주는 8.93%로 이를 우호지분으로 확보할 경우 넥슨이 보유한 지분보다 많아 지게 된다.
이와 함께 고려할 수 있는 것은 3대 주주인 국민연금을 우호세력으로 확보하는 것이다. 자사주 매각의 경우 대상자 선정 등 과정이 까다로울 수 있다는 점에서 국민연금의 지지를 확보하는 것이 엔씨소프트로서는 더 수월할 수 있다.
하지만 연기금의 특성상 국민연금이 공개적으로 엔씨소프트의 손을 들어줄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증권사 한 관계자는 "개별 기업의 경영권 분쟁과 관련해 국민연금이 어떤 한 쪽의 손을 들어주는 행동에 나설 가능성은 없다"면서도 "다만 국민연금이 최근 기업가치 훼손이나 주주권익 침해를 막기 위한 의결권 강화에 적극 나서고 있다는 점에서 향후 움직임을 주의깊게 살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