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슨이 엔씨소프트 경영참여를 선언하면서 게임업계와 증권가의 시선이 쏠렸다. 국내 1·2위 게임회사간의 분쟁인데다 서울대학교 동문간의 대결이라는 점 등의 공통점이 주목을 끌고 있다.
넥슨의 영향력은 당장 오는 3월에 열릴 예정인 엔씨소프트 주주총회에서부터 나타날 것으로 보인다. 이날 주총은 김택진 엔씨소프트 대표의 임기가 3월 만료됨에 따라 재선임 여부가 결정되는 자리다. 지난 23일 김택진 대표의 부인 윤송이 부사장이 신임 사장으로 승진하면서 사전 연락을 받지 못했던 김정주 넥슨 대표가 불편한 심기를 나타낸 것을 감안할 때 재선임을 지켜만 보지는 않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등기임원은 김택진 대표를 포함해 이희상 부사장, 배재현 부사장, 정진수 부사장이 맡고 있다. 여기에 박병무 기타비상무이사, 오명 사외이사, 서윤석 사외이사 등 총 7명으로 구성돼 있다. 이들은 전부 ‘김택진파’로 불리며 힘을 실어주고 있는 상황이지만 넥슨이 ‘대표이사와 신규 감사 선임’ 등의 안건을 내세우며 등기임원을 넥슨 인사로 일부 교체할 가능성도 있다. 엔씨소프트 정관에 따르면 이사회는 ‘3인 이상 7인 이하’로 구성된다. 현재 엔씨소프트 이사진이 정원을 꽉 채우고 있는 만큼 넥슨이 또 다른 카드를 제시할 수도 있는 것이다.
넥슨은 이미 다양한 가능성을 열어두고 대화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하지만 갈등의 골이 깊어지게 되면 결국엔 지분율을 통한 의사 결정이 날 수밖에 없다. 현재 엔씨소프트의 최대주주는 넥슨(15.08%)이지만 김택진 대표 외 3인(10.16%)과 자사주(8.98%)가 합쳐칠 경우 뒤로 밀려나게 된다. 여기에 국민연금(6.88%)와 소액주주(58.95%)의 의사가 3월 주총에서의 향방을 가를 전망이다.
한편 엔씨소프트는 지난해 8월13일과 8월28일 두 차례에 걸친 이사회 결의를 통해 임직원을 대상으로 장기성과급 지급을 위해 각각 자기주식(자사주) 3335주와 8628주를 처분한 바 있다. 이로 인해 엔씨소프트의 자기주식 수는 기존 197만546주에서 195만8583주(지분율 8.93%)로 줄어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