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전선 채권단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해 자금 지원을 결정할 전망이다. 오는 23일 한국거래소의 대한전선 상장폐지 심사를 앞두고 신규자금 지원 등 기업 회생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대한전선이 상장폐지될 경우 향후 회사 평판이나 영업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대한전선 채권단은 같은날 회의를 열어 13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 지원 여부를 결정할 예정이다. 이날 채권단에서 1300억원의 신규자금 지원이 확정될 경우 이후 열리는 상장폐지 심사에서 적잖은 영향을 미치게 된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대한전선 상폐 여부는 채권단의 지원내용에 따라서 기본방향이 달라질 수 있다”며“채권단에서 어떠한 지원을 약속하는지 여부가 이날 심의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할 것”이라고 말했다.
앞서 채권단 자율협의회 주관은행인 하나은행은 대한전선에 대한 1300억원 규모의 신규자금 지원 안건을 부의했다. 대한전선은 지난 2013년 하나은행 등 채권단과 자율협약을 체결했다. 주채권은행은 하나은행으로 채권단의 의결비율은 산업은행이 16.6%로 가장 높다. 우리은행(14.7%), 하나은행(14%), 외환은행(12.8%), 국민은행(11%), 농협은행(10.6%), 신한은행(9.1%), 수출입은행(7%) 등의 의결비율을 보이고 있다. 주채권은행인 하나은행과 의결 비율을 가장 높은 산업은행의 태도에 따라 대한전선의 운명이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대한전선은 신규자금이 지원될 경우 상당부문은 운영자금이나 공정거래위워회로부터 부과 받은 과징금 납부에 사용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채권단 내부에서는 신규자금 지원이 대한전선의 우발채무가 현실화되는 상황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용도로 해석하고 있다. 우발채무는 현재는 채무가 아니지만 장래에 돌발사태가 발생할 경우 채무로 확정될 수 있는 잠재적인 채무를 말한다. 금융당국은 최근 부동산 PF에 보증을 서주고 유동화 증권을 발행하는 사례가 늘자 우발채무 현황을 면밀히 들여다보고 있다. 현재 대한전선은 그동안 지속적으로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 매약을 통해 우발채무를 줄여왔지만 현재 약 3000억원 규모의 채무를 떠안고 있다.
지난해 추진했다 실패한 매각에도 우발채무 위험성이 가장 큰 영향을 미쳤다. 채권단 지원이나 영업을 통해 관리할 수 있는 은행권 차입금보다 언제, 얼마나 현실화될지 예상할 수 없는 우발채무가 매각에 가장 큰 관건이라는 것이다.
채권단 관계자는 “지금당장 대한전선 매각을 추진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신규자금 지원으로 영업력을 회복한 후 차입금을 상환받는 것이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